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검찰 소환이 임박하면서 20년 넘게 이어져 온 두 사람의 개인적 친분 및 경제적 거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 뿐 아니라 노씨에게도 든든한 후원자로서 음으로 양으로 여러 차례 도움을 준 적이 있다.
두 사람의 친분관계가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노 전 대통령이 13대 총선에 출마한 1988년. 당시 박 회장은 노씨로부터 "동생 선거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탁을 받고 노씨 소유의 경남 김해시 한림면 임야 9만평을 샀다.
두 사람은 2003년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 때도 부동산 때문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노씨가 거제도에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 15필지를 소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노씨가 2002년 이 부동산 일부를 박 회장에게 판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가 다시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노씨의 지인과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로 알려진 ㈜정원토건과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도 주목받고 있다. 노씨는 2006년 7월 19일까지 이 회사 감사를 지냈고, 노씨의 외아들 상욱씨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부인 민미영씨는 여전히 이 회사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정원토건은 2003년 박 회장의 정산개발이 조성한 김해시 주촌면 정산컨트리클럽의 진입로 시공을 맡았고, 같은 해 김해시 진영읍 태광실업 공장부지 조성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검찰 수사의 무게 중심이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서 박연차 회장의 비리 혐의로 옮겨가면서 검찰은 이 사건에서 노씨의 역할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노씨가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바로 청탁 전화를 넣을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박 회장의 휴켐스 인수과정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하며 모종의 '보은'을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노씨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정보를 박 회장에게 미리 알려줘 주식을 사도록 도움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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