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피의자들과 수사진의 과거 '악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2006년 농협의 세종캐피탈 인수 당시 최종 결정권자였던 정대근(64) 전 농협 회장과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정 전 회장은 같은 해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으로 대검 중수부의 조사를 받았는데, 주임검사가 바로 당시 중수1과장이었던 최 기획관이었다.
결국 정 전 회장은 농협 하나로마트 부지매각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이 확정됐다. 그로 인해 현재 수감 중인 상황에서 자신을 수사, 기소했던 인물과 또 한번 피의자 신분으로 마주치게 된 셈이다. 정 전 회장은 현재 세종캐피탈 측으로부터 세종증권 인수 청탁과 함께 50억원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최 기획관은 김형진(50) 세종캐피탈 회장과도 첫 만남이 아니다. 김 회장은 1999년 당국의 허가 없이 회사채 1조7,000억원 어치를 매매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4,500만원을 물어야 했다. 이 사건 역시 당시 서울지검 특수1부 검사였던 최 기획관이 수사를 맡았다.
김 회장은 지난달 20일 체포돼 다음날 풀려난 뒤 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검찰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구속된 홍기옥(59) 세종캐피탈 사장과 달리 김 회장에 대해선 아예 영장이 청구되지도 않아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대가로 구속을 면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김 회장이 홍 사장과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어 불구속 기소만큼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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