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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 급감으로 빛바랜 무역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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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 급감으로 빛바랜 무역의 날

입력
2008.12.0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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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어제 제45회 무역의 날을 맞아 수출 4,000억 달러, 무역규모 8,000억 달러 시대 진입을 자축했다. 수출액은 1964년 불과 1억 달러에서 74년 100억 달러를 돌파하고 98년 1,000억 달러 고지를 넘어 44년 만에 4,000배나 늘어났으니 세계가 놀랄 만한 경이적 기록이다.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유례가 없다. 이런 추세라면 무역규모 1조 달러 시대도 머지 않다.

하지만 수출역군 756명이 산업 훈ㆍ포장을 받고 1,403개 기업이 '수출의 탑'을 받은 이날 자축식은 우울했다. 9월에 27%를 기록했던 전년대비 수출 증가율이 10월엔 8.5%로 주저앉더니 지난달 수출은 7년 만에 18.3%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의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133억 달러로, 올해는 세 자릿수의 적자가 기정사실화했다.

더구나 효자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가전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전 업종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고, 대중국 수출이 28% 급감하는 등 지역별로도 중동을 제외한 전 지역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늘어난 것은 수출액보다 많은 대일적자 뿐이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심화에 따라 내년 전망이 더욱 어두운 점이다. 내수 침체를 수출로 메워온 우리경제의 내년 성장률이 2%대는커녕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국내외 예측이 잇따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축사에서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큰 걱정거리"라며 "정부는 수출에 필요한 무역금융을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확실하게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수출보험과 보증 등) 필요한 자금이 제때 지원되도록 일선 현장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대통령의 언약과 달리, 현장에선 수출환어음 매입조차 꺼리는 등 병목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수출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 지원도 한층 정교한 실행력을 가져야 한다. 기업과 정부 모두 무역중흥만이 한국의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새롭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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