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보수단체 회원들이 2일 오전 경기 파주시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또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인물 살포를 막는 진보단체 회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10여명이 다치고, 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등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10분께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진보단체 회원들과 몸싸움 끝에 당초 예정한 분량의 10분의 1인 전단 1만장이 담긴 풍선 1개만 날려 보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긴 전단 10만장과 1달러짜리 지폐 1,000장을 10개의 풍선에 담아 날려 보낼 계획이었다.
한국진보연대 전국여성연대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등 진보단체 회원 5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께 임진각에 먼저 도착해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전단 살포를 강행할 경우 남북 관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10여분 후 보수단체 회원 10여명이 화물차에 전단을 싣고 임진각에 도착해 진보단체측에 전단 살포를 막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진보단체 회원들은 트럭에 있던 대형 풍선과 전단지를 빼앗았다. 급기야 양측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보수단체 회원 1명이 가스총을 발사하고 흉기를 휘두르는 등 충돌이 격화해 진보단체 회원 1명이 크게 다치는 등 10여명이 부상했다.
파주경찰서는 이날 흉기를 휘두른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국장 박모(33)씨를 입건, 조사중이다.
황왕택 경기북부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개성공단 등 남북 관계마저 경색돼 전단 살포를 자제해 줄 것을 권유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국민의 피해를 생각해 하고 싶은 일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전단 살포는 납북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것이지 남북 관계 단절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며 "오늘은 일단 철수하지만 3일 다시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30개 보수단체 "삐라 동참"
한편 국민행동본부와 실향민중앙협의회, 6ㆍ25참전태극단 등 30여개 보수단체들도 대북 전단 살포에 동참키로 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국민행동본부 관계자는 "3일 오전11시 이들 단체 회원 50여명이 임진각에서 대북민간단체 회원들과 함께 전단 10만장을 북한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후 오후3시께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 앞에서 김 전 대통령이 전단 살포를 문제삼은 점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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