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검찰에 소환돼 12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노건평씨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한 목소리로 일관되게 부인했다.
노씨는 이날 밤 11시께 조사를 마친 뒤 대검 청사를 나서며 세종증권 매각로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착잡하고 국민에게 송구할 따름이다.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소상히 말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경남 김해시 상가의 오락실 지분에 대해서도 "지분은 모르는 이야기고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혐의는 없지만 저로 인해 말썽이 일어나 미안할 따름이다"라며 "하지만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씨는 재소환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로부터 확실한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마을로 내려가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노씨는 "모르겠다"고만 말하고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등 변호인 일행과 함께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앞서 노씨는 이날 새벽 4시쯤 경남 김해시 진영읍내 모처에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카사위 정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만나 함께 승용차를 타고 상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당초 언론 인터뷰에서 "2일 검찰소환에 응하겠다"고 밝혔으나, 검찰 관계자는 "1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노씨의 상경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는 아침 일찍부터 취재진들로 북적댔다. 대검 청사는 정문과 후문을 통해 출입할 수 있지만 후문은 평상시 바리케이드가 쳐진 채 잠겨진 터라 취재진은 정문과 청사 본관의 지하 주차장 출입구, 본관 현관 입구 등을 봉쇄하다시피 하며 노씨의 도착을 기다렸다. 그러나 오전 11시쯤 노씨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검찰 관계자는 "10시40분 이미 출두했다"고 통보했다. 취재진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며 "노씨가 산행으로 대검 청사에 들어온 것인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실제 대검 청사 뒤쪽에는 야산이 있고 쪽문을 나서면 공원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검찰은 정확한 출입경로를 밝히지 않았지만 청사 구조를 감안할 때 노씨는 후문을 통과하고 디지털 포렌식 센터 건물과 별관 건물을 거쳐 본관 조사실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씨는 박용석 중수부장과 만나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11층 중수부 조사실로 향했다. 노씨는 조카사위 정 변호사가 배석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 신문은 전직 대통령의 형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박경호 중수1과장이 직접 담당했다. 노씨는 시종 일관 '분명하고 확고한 자세'로 조사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씨는 출석요구에 응한 것처럼 수사에도 협조적이다"고 말했다.
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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