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와 단독 면담한 뒤 "느낌이 아주 좋고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멀린 합참의장은 45분 동안 오바마와 특별한 사전 준비 없이 자유롭게 여러 의견을 교환했으며, 오바마가 이상주의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얻었다며 매우 만족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당선 이후 국방부나 군부의 오바마에 대한 평가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는 오바마가 군 인사를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군 내부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낮은 자세' 덕분이다.
그동안 오바마에 대한 군부의 시각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았다. 취임 후 16개월내 이라크군 전투병력을 철수하겠다고 한 공약이나 군 경험이 전혀 없는 통수권자라는 경력을 군은 미더워 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이라크전을 "바보 같은(dumb) 짓"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라크나 아프간의 전선에서 생명을 거는 군 수뇌부가 이런 말에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이 때문에 군은 대선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에게 훨씬 높은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오바마가 당선 이후 군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이면서 그에 대한 평가도 한결 달라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군 인사들을 인용, "오바마가 국방정책에서 서두르지 않고, 군부의 자문을 구하려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며 "오바마가 전략과 전술의 차이를 이해하고, 보다 모호한 화술을 구사하는 능력까지 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의 '표를 의식한 발언'에서 벗어나 통수권자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이 신문은 특히 오바마가 "미군의 군사적 목적과 능력에 대한 현실에 대해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중요한 변화"로 지적하며 이는 조지 W 부시 정부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을 유임한 것이나 제임스 존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을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한 것도 좋은 점수를 땄다. 게이츠 장관은 초당적, 중립적인 정책으로 군의 신망이 두텁다. 존스 지명자에 대해서도 국방부의 한 관리는 "매우 평판있는 사람이며 워싱턴과 의회를 잘 아는 사람"이라는 말로 호평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가 멀린 의장을 시카고에 초대한 것은 "군과의 마찰을 피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시도"라며 이는 빌 클린턴 전 민주당 정권이 군대 내 동성애자를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군과 마찰을 빚은 것이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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