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와 복부인에게 불황은 놓칠 수 없는 황금 기회인가.
중국의 지방 복부인과 알부자들이 전세기를 타고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로 단체로 몰려가 값이 떨어진 부동산을 싹쓸이하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최고가격과 비교할 때 20% 정도 하락한 상태다.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은 1일 산시(山西)성 윈청(運城)시와 저장(浙江)성 윈저우(溫州)시 투자단이 지난 주말 대도시를 찾아 부동산 쇼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윈청시의 부자 53명은 11월 29일 전세기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 이틀간 고급 주택가를 훑었다. 이들은 300만~1,000만위안(6억~20억원) 가격대의 빌라형 고급 주택을 집중적으로 둘러보았으며 룬저(潤澤)장원(빌라형 아파트)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1시간 만에 10억원 대의 빌라 3채를 매입했다.
투자단의 최연소자 량용리(梁永利ㆍ22)는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베이징에도 클럽을 차릴 예정이어서 100㎡ 규모의 아파트를 사러 왔다"고 말했다. 투자단을 안내하는 한 업자는 "이들은 투자를 위해 부동산을 구입하기 때문에 실수요자처럼 집 구조 등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며 입지와 가격대만 맞으면 바로 구매를 결정한다"고 귀띔했다.
윈저우시 투자단 50명도 같은 날 상하이에 도착한 뒤 인민광장 부근 레지던스형 고급 아파트를 시작으로 쇼핑 행군에 나섰다. 투자단에는 부동산 투자 경험이 풍부한 복부인이 많았는데 이들은 가격 거품이 없고 임대가 잘되는 아파트를 선호했다. 단장 셰린홍(謝林鴻ㆍ여)은 "상하이에서 수십 차례 부동산을 거래한 경험이 있다"며 "지금도 상하이에 아파트 3채가 있어 매달 월세를 받으러 온다"고 말했다. 이틀간의 쇼핑을 통해 투자단원의 절반 가량이 구매할 아파트를 결정했다.
중국 언론이 윈청시, 윈저우시 투자단에 주목한 것은 두 도시의 독특한 위상 때문이다. 탄광 부자가 밀집한 산시성은 청(淸)대 유명 상인 집단 진상(晋商)의 후예들이 있는 윈청시로 현금이 쏠리고 윈청시의 부자들은 다시 현금을 전국의 부동산에 투자한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이뤄진 부동산 거래의 14%가 산시성 사람들에 의해 이뤄졌을 정도이다. 윈저우 역시 윈저우상(商)이라는 고유명사가 있을 정도로 이재에 밝다. 그런 점에서 두 도시는 중국 부동산 투자 열기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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