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서둘러!" "밖으로 나가!" "주목해!"
2000년 사극 '여인천하'에서 경빈 박씨로 등장해 표독하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배우 도지원이 MBC 수목드라마 '종합병원 2'(극본 권음미, 연출 노도철)에서 응급의학과 의사 송혜수 역할로 돌아왔다.
건물 붕괴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한꺼번에 응급실로 몰려드는 첫 회 대형사고 장면에서 도지원은 한두 마디로 긴급상황을 제압하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다시 선보였다.
"의사와 환자가 대면하는 모습을 몇 분 몇 초 내에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니까 긴박감을 줘야 했어요. 실제 의사들보다 조금 더 언성을 높이거나 과장된 몸짓을 할 수도 있지만 드라마라는 게 그렇잖아요."
도지원은 현재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응급실에서의 하루를 체험하기도 했지만 의학용어나 기술보다는 의사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병원 안에서와 밖에서의 기운이 확 달라요. 병원 안은 환자들이 살고 죽는 공간이니까 말로 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나 답답함이 느껴져요. 그러다가 밖에 나오면 '와, 이제 살겠다' 그런 느낌. 바깥 바람이 정말 상쾌하더라고요.."
'종합병원 2'는 14년 전 방영됐던 드라마 '종합병원'의 후속편이다. 1편의 주인공이었던 휴머니스트 의사 김도훈(이재룡)이 그대로 등장하는 등 시즌 드라마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인물과 내용이 전혀 새롭다고 봐야 한다는 게 도지원의 해석이다.
"1편과 전혀 다른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굳이 연결시키자면 14년간 경력을 쌓은 도훈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와 새로운 사람들과 엮어가는 병원 이야기가 되는 거죠. 감독이나 배우들도 전편의 인기나 스타일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요."
전편의 주인공 도훈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돼주는 혜수는 출연 분량이나 비중 면에서 두드러지는 역할은 아니다. 도지원은 "연기자들이 모두 돋보이는 역할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어찌 됐건 이번 작품에도 주인공이 있으니까 받쳐줄 수 있는 조연으로서 빛을 잃지 않는 연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늘 해요"라고 말했다.
도지원은 지난 3년간 '펀치 레이디' 등 영화 출연에 전념했다. 그는 "장르를 넘나들다 보니 연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한다. "전에는 연기나 대사에 연연했던 적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느낀다고 해야 할까요. 영화에서 한 장면 한 장면 감정을 계속 끌고 가는 식으로 몰입해서 연습하다 보니 그게 드라마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사진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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