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새로 구성되는 미국 의회가 대공황 이후 가장 강한 보호무역 색채를 띨 것으로 보여 의회 비준이 남은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유권자 단체의 당선 의원 성향 분석 결과 FTA에 부정적인 의원이 현 의회에 비해 하원 20여명, 상원 최소 6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2006년 중간선거에서도 반FTA 성향 의원 20여명이 친FTA 의원을 물리치고 의회에 입성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로 의회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은 더욱 강해졌다.
자유무역 확대에 찬성한 카토재단의 교역 전문가 다니엘 그리스월드는 "허버트 후버가 대통령으로 있고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하던 1930년 이후 자유무역에 가장 부정적인 정부와 의회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오레곤주에서 새로 상원의원이 된 제프 머클레이(민주당)는 반FTA의 기치를 들고 당선된 대표 인물이다. 머클레이는 FTA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TV 광고를 아홉 차례나 내보내며 친FTA 성향의 현직 상원의원 고든 스미스(공화당)를 눌렀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섬유 노동자 출신으로 FTA를 강하게 반대하는 래리 키셀이 당선됐다.
키셀은 선거 기간 미국의 일자리가 회복될 때까지 'FTA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과 달리 펜실베이니아의 필 잉글리시 하원의원, 노스캐롤라이나의 로빈 하이에스 하원의원 등 FTA를 옹호한 공화당 의원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들은 선거기간 내내 민주당 경쟁자들로부터 FTA 찬성자라는 공격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도 선거기간 여러 차례 FTA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한국, 남미, 중국과의 FTA에 대해 미미한 미국 차 수입 물량, 노동탄압, 환율조작 등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런 분위기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친FTA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도 최근 부시 정부에서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 체결한 FTA를 의회 차원에서 재검토, 재협상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쉐로드 브라운(민주당) 등 상ㆍ하 의원 76명은 수입품의 덤핑 방지를 강화하고 무역상대국의 환율 조작을 처벌할 수 있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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