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곳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120호. 일명 'VIP 룸'으로 불리는 곳이다.
대검 청사 11층에 있는 10여개의 조사실 중 가장 서쪽에 있는 특별조사실 1120호는 거물급 피의자들만 조사를 받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겨울 리모델링을 시작해 올 4월 공사를 마친 후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노씨가 첫 '손님'인 셈이다.
대검 조사실 중 51㎡로 면적이 가장 넓고 샤워를 할 수 있는 화장실이 구비돼 있다. 조사는 조사실 가운데에 있는 책상에서 이뤄진다. 검찰에 따르면 박경호 중수1과장 등 2명이 창을 등지고 앉고, 노씨와 정재성 변호사가 이들과 마주 앉은 채로 조사를 받았다. 조사실 왼편에는 티 테이블을 갖춘 소파와 침대가 놓여 있어 피의자가 조사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조사실 옆에는 21㎡ 크기의 수면실도 딸려 있다. 하루 이상 조사를 받는 피의자나 참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11층 조사실을 새로 꾸미면서 기존의 강압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를 없애고 인권친화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조명을 밝게 했다고 밝혔다. 또 강압수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 영상 녹화가 가능한 카메라도 설치했다.
새롭게 단장된 1120호는 과거 거물급 인사들을 떨게 한 '1113호' 조사실이 있던 자리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이 방에서 조사를 받았고, 정 회장의 아들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역시 2003년 현대비자금 사건 때 이곳을 거쳐갔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조사를 받았고,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참고인 자격으로 다녀갔다.
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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