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덕분에 대학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설렙니다."
대학진학의 꿈을 포기했던 43세 어머니가 몸이 불편한 아들의 학업 뒷바라지를 위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나란히 진학했다.
계명대는 2009학년도 수시2학기 서예과에 이시원(18)군과 어머니 백경화(43)씨가 동반 합격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군은 여섯 살 때부터 근 이양증을 앓아 혼자서는 대학생활이 힘든 상황. 근육세포가 퇴화하면서 힘이 없어지고 심하면 팔다리가 마비되기도 해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몸이 성치 않은데도 학문적 욕구는 누구보다 높아 학업에 몰두했고 이번 입시에서 서예과에 합격했다.
어머니도 고교 졸업 후 포기했던 대학진학의 꿈을 아들을 돌보기 위해 되살렸다. 뒤늦게 하는 공부가 힘들었지만 기뻐할 아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책과 씨름 했다.
백씨는 "평생의 한으로 남아 있던 대학을 아들 덕분에 다닐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아들에게 감사했다. 이 군도 "고등학교 때와 달리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하며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어 기쁘다"며 "도움을 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계명대는 이들 모자의 학업을 위해 이군에게 4년간 등록금 전액을 면제하는 특별장학금을 전달했고, 어머니도 도우미장학금과 근로장학금 등 학교의 모든 배려를 허용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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