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 유권자에게 있어, 후보자의 군복무 사항은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군복무를 정상적으로 마쳤다면 일단 믿을 만한 후보다. 이상한 일이지만 면제인 후보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후보자는 자신이 왜 면제를 받았는지 설득력 있는 증거를 대지 못한다면 고전을 면치 못한다. 한국의 청년이라면 당연히 가야만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어떻게든 가고 싶지 않은 군대. 올해도 기발한 방법으로 면제나 대체복무 판정을 받았던 이들이 상당수 적발되었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이나 연예인만 2년이 억울한 게 아니다. 외려 아직 이룬 게 없는 평범한 청년들에게 2년은 더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더욱이 군대 가면 죽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는 2년이 아까운 정도가 아니라 무섭기까지 하다. 올해도 군대에서 많은 청년들이 이러저러하게 귀한 목숨을 잃었다.
잠든 막사에서 수류탄까지 터지는 한국의 군대, 청년들에게 애국심으로 무장한 복무를 강요할 수 있는가? 최소한 편법과 꼼수와 용인하기 어려운 특혜로 면제나 대체복무 판정을 받는 또래들이 거의 없어지고, 생명 안전에 대한 보장이 있어야, 부모는 큰 걱정 안하면서 보내고, 청년은 웃으면서 갈 것 아닌가? 지원모병제로 바꿔야 할 때가 온 건지도 모른다.
소설가 김종광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