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고/ 과학문화 창달에 힘쓸 때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과학문화 창달에 힘쓸 때다

입력
2008.12.01 00:07
0 0

세계 각국이 미래의 지식정보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우수 인재 양성과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선진국은 과학기술 자체는 물론 인문ㆍ예술ㆍ체육 분야 등 사회문화 영역까지 아우르는 '과학문화'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과학문화가 국가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미래사회의 필수적 문화활동으로 새롭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물질적 성장에 문화와 의식의 성장이 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 문화의 창달과 과학대중화 운동이 활발해져야 하다. 과학지식에 대한 국민의 폭 넓은 이해를 통해 합리적, 과학적 사고를 확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력 교육을 정착시켜야 한다.

국립과천과학관이 개관했다. 우주 비행체를 본딴 건물 모양처럼 미래로 도약하는 한국 과학기술력을 상징하는 과학관에는 우리 과학문화가 집약돼 있다.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통과학에서 로봇 생명과학 정보통신 우주항공 등 첨단과학에 이르기까지 4,300여 전시품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과학관이다. 50% 이상이 3차원 입체영상 장치와 실상을 모사하는 시뮬레이터 등 첨단기법을 적용한 체험형 전시물이어서 과학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정표로 손색이 없다.

남은 과제는 훌륭한 시설에 걸맞은 관리와 운영, 대중, 특히 젊은이를 위한 과학문화 창달이다. 국민과 함께 하는 국립과학관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인력과 예산, 문화 차원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직원은 공무원 70여명과 전시 안내인 등 아웃소싱 인력을 합쳐 250여 명이라고 한다.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 영국의 국립자연사박물관등 세계 정상의 과학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국민의 지속적 관심과 정부의 인적ㆍ물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과학의 성과는 전시관에 담아낼 수 있지만 과학문화의 형성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지속적 소통에서 비롯하며, 그 소통을 통해 전체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만 가능하다. 야심 가득한 청사진을 바탕으로 첫 삽을 뜬 정신이 국민과 함께 이어갈 수 있을 때 과천과학관은 국민 곁에서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과학문화의 인프라를 정부 예산만으로 이끌어 가기는 어렵다. 핵심은 소통이다. 일본의 '과학미래관'이 좋은 본보기다. 2001년 문을 연 이 과학관에서는 은퇴한 과학기술자들이 전시물을 친절히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교통비와 식비, 유니폼 정도가 전부다. 일본 학생들이 여기서 배우는 게 지식뿐일까. 앞 세대의 경험과 지식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모습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과학과의 스킨십이 확산된다. 우리도 사회봉사에 선뜻 나설 원로 과학기술인이 적지 않다.

국민과 친숙한 주요 기업의 참여 역시 과학문화 창달에 도움이 된다. 세계적 첨단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주요 기술의 원리와 이를 활용한 첨단제품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전시공간을 마련한다면 국민 과학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560여년 전 세종대왕이 반포한 훈민정음과 기술장비의 창제 및 표준화야말로 우리 과학문화의 효시일 것이다. 세계 최고의 과학적 문자를 가진 자긍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룩한 국민의 역량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자긍심과 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과학문화의 창달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기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