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화끈하게 밀어주니 열심히 했죠. 덕분에 어렵지 않게 창업에 성공했고, 사업도 이제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양남모(48)씨는 광주 광산구에서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폴리텍대 광주캠퍼스 자동차과를 졸업한 뒤 2005년 1월 지금의 정비업소를 열었다. 처음엔 힘들었다. "자동차 정비업소는 신뢰를 먹고 사는 거잖아요. 부품 하나 잘못 갈았다가는 곧바로 고객한테서 '바가지 씌우느냐', '차 고칠 줄은 아느냐'는 면박이 쏟아지니까요.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개업 때 1명이던 직원이 2명으로 늘었고, 단골 손님도 꽤 생겼다.
양씨는 1987년부터 광주에서 화물차 중량을 측정하는 영세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2003년 사업체 건물이 있던 대지가 재개발 구역으로 수용돼 사업을 접었다. 새로운 업종을 물색하던 양씨는 자동차 정비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관심만 있었을 뿐 자동차 정비에는 문외한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직업훈련 전문교육기관인 폴리텍대. 그는 2004년 폴리텍대 광주캠퍼스 자동차과 야간 1년 과정에 입학했다. 눈이 어두워 책 보기가 영 불편했지만, 그의 입은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노동부 산하의 폴리텍대는 국가가 운영하는 직업훈련 교육기관으로, 양씨는 한 푼의 수업료도 안 내며 기술 공부를 했다. "오히려 교통비를 받으며 학교를 다녔으니 얼마나 좋아요. 학교 안 가는 낮엔 주로 집에서 공부 했어요. 밤에 학교 다녀와선 당시 고3이던 아들과 나란히 앉아 공부했죠."
즐겁게 한 공부는 좋은 결실로 돌아왔다. 재학 1년 동안 자동차 정비 및 검사 관련 자격증을 7개나 딴 것이다. 든든한 자격증을 밑천으로 졸업하기도 전에 지금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정비업소를 차렸다.
양씨는 기술자격증 예찬론자가 됐다. 재취업이든 첫 취업이든, 내세울만한 자격증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과에서 양씨와 함께 공부한 40대 늦깎이 학생 3명도 관련 자격증을 따 창업을 하거나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 군을 제대하고 내년에 대학에 복학할 아들도 기술자격증을 땄으면 하는 눈치다. "요즘 워낙 청년실업이 문제이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더구나 우리 아들은 인문계거든요. 결국 본인 마음에 달려있는 건데, 잘 하겠죠."
최근 정비업계에 대기업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양씨처럼 소규모 정비업소 사업자들이 더욱 힘들어진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편법도 동원되고 고객을 속이는 불량업자들도 나타나기 마련. 하지만 양씨는 "최고의 자격증은 양심 자격증"이라고 말한다. "무슨 사업이든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 성공할 수 있잖아요. 자기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정직하게 일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오는 법 아니겠어요."
김일환 고용정보원 홍보협력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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