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애호가가 아닐지라도 누구든 한번쯤은 공연장을 찾게 되는 연말. 특히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12월의 공연계 히트 상품은 단연 '호두까기 인형'이다. 동화책을 옮겨 놓은 듯한 사랑스러운 무대, 아기자기한 발레 동작으로 어린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겨울 대표 공연이다.
'호두까기 인형'의 역사는 마리우스 프티파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을 읽고 차이코프스키에게 작곡을 의뢰, 최초의 어린이를 위한 발레를 시도한 18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초연 당시엔 참담한 실패를 맛보기도 했지만 이후 많은 안무가에 의해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하면서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더불어 고전 발레의 3대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로 받은 소녀가 생쥐왕으로부터 호두까기 병정을 구하고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병정과 함께 과자의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의 꿈을 꾼다는 스토리다.
올해도 어김없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등 국내 주요 발레단이 각자의 개성이 담긴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23년째 '호두까기 인형'을 올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은 1934년 바실리 바이노넨이 마린스키 극장에서 선보인 정통 버전을 공연하는데 올해는 로이 토비아스 예술감독의 '마더진저와 봉봉과자춤'을 추가하고 2막에서 선보이는 '스페인 춤'을 새롭게 안무했다. 춤과 마임을 조화시켜 드라마성을 강조,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고 우아한 것이 특징이다.
어린 소녀 클라라를 비롯해 40여명의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11월 28, 29일 김해문화의전당을 시작으로 12월 6, 7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12, 13일 군포문화예술회관, 18~31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31일에는 밤 10시에 시작하는 제야의 공연을 마련했다. 1588-7890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32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국립발레단은 2000년부터 예술의전당과 함께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볼쇼이 버전을 선보여 왔는데, 지난해 예술의전당 화재로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마린스키 버전에 비해 춤의 비중이 더 크고 안무는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춤의 비중이 크다 보니 호두까기 인형을 제외하고 모든 춤에 성인 무용수가 등장한다. 12월 6, 7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15일 창원 성산아트홀, 19~24일 일산 아람누리 공연에 이어 25~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일정을 이어간다. (02)587-6181
서울발레시어터가 지난해에 이어 성남아트센터와 공동 제작하는 '호두까기 인형'은 이 발레단의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의 안무로, 상모를 쓴 무용수가 등장하는 순수 창작으로 선보인다.
올해는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의 유망주들을 초청해 좀 더 세련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12월 19~2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031)783-8000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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