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내년도 달력을 꼼꼼히 살펴본 회사원 김모(35)씨는 한 숨부터 나왔다. 올해에 비해 쉴 수 있는 날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생활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던 공휴일이 대부분 주말과 겹쳤고, 주중 공휴일이 없는 달은 8개월이나 됐다.
2009년에 주 5일 근무자들이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은 정확히 111일로 집계됐다. 토.일요일이 포함됐음은 물론이다. 법정공휴일 105일을 뺀 월~금요일 중'빨간 날'은 6일에 불과하다. 올해보다 '빨간 날'이 닷새나 준 것이다.
당장 설날 연휴부터 김이 빠진다. 내년 1월 25~27일 설 연휴에는 일요일(25일)이 끼어 있다. 올해에는 수~금요일이 설 연휴여서 토ㆍ일요일을 포함해 최장 닷새 쉬었던 직장인들로서는 입이 나올만도 하다.
달력을 넘길 수록 미간이 찌푸려진다. 3ㆍ1절은 일요일이며, 석가탄신일(5월2일)은 토요일이다. 6월6일 현충일도 토요일이다. 7월17일 제헌절은 올해부터 휴일에서 제외됐으며 8월15일 광복절은 또 토요일이다. 그나마 화요일로 잡혀있는 5월5일 어린이 날이 직장인들로서는 월요일 연차휴가를 사용할 경우 나흘을 쉴 수 있는 '진짜 연휴'다.
10월2~4일 추석 연휴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다. 개천절이 추석연휴와 겹치는데다 토요일이다. 장시간의 해외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형편이다.
회사원 양모(34)씨는 "내년에는 주말과 공휴일 사이에 낀 샌드위치 휴가 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연차휴가만 잘 사용할 궁리를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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