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이 극도의 불황에 허덕이는 가운데 음반 마니아들을 상대로 한 소규모 음반업체들의 틈새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신촌과 홍익대 인근의 소규모 음반업체들은 대형 음악시장의 부침과 상관없이 생산과 유통, 판매 전 과정에서 '그들만의 시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음반업체 퍼플 레코드에서 올해 가장 잘 팔리는 국내 음반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반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는 올해 이곳에서만 1,000여장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들은 아예 홍대 주변의 레코드점에만 '싸구려 커피' 앨범을 유통시켜 대형 음반점에 의존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음악팬들과 만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퍼플 레코드에선 국내 음반인 브로콜리 너마저, 청년실업 등 인디 밴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레코드 포럼에서는 국내에 라이선스되지 않은 재즈와 록 앨범들이 많다. 신촌의 향 뮤직 역시 국내 인기 뮤지션들과 인디 뮤지션들의 음반이 대등하게 팔려 나간다. 퍼플 레코드의 이건웅 사장은 "한 달에 몇 장 이상 반드시 음반을 사는 마니아들이 있어 음반시장 불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음반점들에 소규모 라이선스 음반을 유통하는 유통사들도 건재하다. 해외 음반 유통업체 파스텔은 최근 소규모 아카시아, 요조 등 인디 뮤지션들의 음반도 함께 제작하며 시장을 확장했다. 국내에 발매되지 않은 직배사들의 음반을 취급하는 강&뮤직과 알레스 뮤직도 마찬가지다.
이들 소규모 음악상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는 급등하는 환율. 수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 앨범에서 얻기 때문이다. 이건웅 사장은 "솔직히 환율이 1,300원 이상으로 오르면 앨범 가격이 너무 비싸지기 때문에 수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워낙 새 음반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연말에는 환율이 얼마가 됐든 한차례 더 수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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