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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 인정 첫 판결/ 의료계 "환영"… 종교계는 입장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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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 인정 첫 판결/ 의료계 "환영"… 종교계는 입장 갈려

입력
2008.12.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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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법원이 처음으로 '존엄사(소극적 안락사)'를 받아들이는 판결을 한 데 대해 종교계의 입장은 엇갈렸다. 천주교계는 신중한 가운데서도 법원의 결정을 인정한 데 비해 개신교계는 대체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천주교계는 더 이상 치료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에 대해 과도하게 인위적인 방법으로 연명(延命) 치료를 하는 것은 '집착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박정우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은 "죽음도 생명의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환자의 고통을 무시하고 과도한 치료나 기계를 통해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 교황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인위적으로 생명을 끊게 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물론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되지만 무의미한 연명 치료일 경우에는 의사의 양심과 가족의 동의 하에서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31운동본부 송열섭 신부도 "인공호흡기 등 인위적인 연명 치료는 자연사와는 차이가 있다. 자연적으로 죽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독교계는 대체적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용웅 한국기독교교단협의회 생명윤리위원장은 "존엄사든 안락사든 기독교에서는 신의 섭리를 거부하는 행위로 타인의 생명을 종결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의사도 사람인데 설령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고 해도 실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장기매매가 성행할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반면 장기기증운동을 펴는 일부 기독교 교단에서는 존엄사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불교계는 아직 합의된 공식 입장은 없지만 최근 생명윤리연구위원회가 소극적인 존엄사인 경우 사회적 합의나 제도가 갖춰지면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의학계는 이번 판결이 존엄하게 생을 마칠 권리를 인정한 것이라며 대체로 환영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환자나 보호자나 그 동안 소모가 많았는데 몇 년 내에 되돌아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면 여러 가지 의학적 판단을 갖고 의미 있는 죽음을 택할 권리를 줘야 한다"며 "이번 판결이 존엄사를 치료회피나 패륜으로 보는 사회적 시각을 바꾸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경규 이대부속병원 신경과 교수도 "중환자실에서 1년, 2년 사는 사람도 많았는데 이번 판결로 자연상태의 생을 마감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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