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를 한다며 집을 나간 뒤 5일째 행방이 묘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66)씨가 28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자택 인근에 머물며 변호사 등과 만나 검찰 소환에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의 지인들은 "노씨가 전날 검찰에서 '다음 주초 나올 수 있느냐'는 전화를 받고 '2일쯤 출석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씨 변호사로 선임된 정재성 변호사도 "노씨를 만났는데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씨가 대표인 법무법인 부산의 공동 대표 변호사로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이기도 하다.
노씨는 이날도 휴대전화를 꺼놓아 취재진과 일절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부인 민미영씨가 아침에 외출했다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돼 민씨가 모처에서 노씨를 만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노씨의 지인들도 "낚시를 떠났던 노씨가 어제 진영으로 돌아온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 동안 검찰수사에 대해 말을 아껴온 노 전 대통령도 입을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저를 찾은 관람객들 앞에 나와 "형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가 오늘 즐겁게 이야기 할 기분 아닌 거 아시죠? 이해해 주세요"라며 운을 뗀 노 전 대통령은 한참 동안 한미 FTA와 쇠고기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뒤 검찰수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사람들이 큰 사고를 냈으면 수사 받는 건 당연하며, 형이 죄가 있으면 벌을 받을 것이고 죄가 없으면 혐의를 벗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언론이) 아무 관계도 없는 질문을 해 대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는데 형이 가만히 집에 있을 수 있겠느냐, 형은 지금 집에 없지만 그렇다고 잠적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해=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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