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숙 지음/문공사 발행ㆍ160쪽ㆍ8,500원
귀한 손자가 맞고 들어온 것을 본 할머니는 당장 때린 사람을 찾아 간다. 밖에서 맞았다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할머니는 그 사람이 누구냐고 닦달했고, 처음 간 영어학원에서 맞았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한다. 한국말을 모르는 미국 선생님 앞에서,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할머니는 삿대질을 해댄다. 어쨌거나 분풀이는 했고, 가없는 손자 사랑도 확인됐다. 덤으로 할머니에게는 영어학원에 좇아가 외국 선생님과 얘기했다는 자랑까지 하나 생겼다.('오천원이 그랬어'에서)
동화작가 박현숙씨의 <오천원은 없다> 는 어린이들의 거짓말에 대한 10편의 이야기를 모은 연작동화집이다. 소심한 아이 '소중한'과 개구쟁이 '김홍도'가 상황에 몰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오천원'이란 아이들이 당장의 모면하기 위해 둘러대는 가상 인물의 이름이다. 오천원은>
아이들은 혼날까봐 거짓말을 꾸며대기도 하지만, 더 큰 위기가 닥치면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거짓말이 탄로난 뒤에야 후회하고 용서를 비는 어른들의 세계를 풍자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진짜 진짜로 마지막 거짓말"이라 해놓고 다시 거짓말을 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면서도, 성인들의 어리석음을 은근히 빗댄다.
동화 삽화 전문 작가 원혜진씨의 자유분방한 그림은 말풍선까지 달아 그대로 한 편의 만화를 읽는 것 같은 즐거움을 준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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