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프로기사 윤기현(66) 9단이 '억대 바둑판 소송'에서 져 바둑판 매각대금을 되돌려 주게 됐다.
부산고법 제2민사부(부장 김동오>)는 28일 김영성 전 부산바둑협회장(2004년 작고)의 유족이 윤 9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종합할 때 윤 9단에게 바둑판 판매대금을 김씨의 유족에게 지급하라는 원심의 판단은 적절하다"며 윤 9단의 항소를 기각했다. 윤 9단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을 경우 김씨 유족에게 바둑판 매각대금 9,000여만원과 2005년 8월 이후 이자를 지급하라는 원심이 확정된다.
국내외 애기가들 사이에 화제가 됐던 이 소송은 최고 명품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비자나무 바둑판의 기증 여부가 쟁점이 됐다.
김 전 회장은 현대바둑의 창시자로 평가 받는 우칭위안(吳淸源)의 서명이 들어있는 '우칭위안'반(盤)과 조훈현9단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세고에 겐사쿠(瀨越憲作)가 서명한 '세고에'반을 소장하고 있었다.
김 전 회장은 그러나 2004년 7월 지병이 악화되자 이 바둑판을 지인인 윤 9단에게 넘겼고 윤9단은 이듬해 세고에반을 한 일본인에게 1,000만엔에 팔았다.
당시 윤 9단은 "김 전 회장이 '바둑판 2개 중 하나는 당신이 갖고 다른 하나는 팔아 1억원 정도 가족에게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2006년 11월 우칭위안반만 유족에게 돌려주고 세고에반은 자신의 소유라며 매각대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김 전 회장 유족들은 "고인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며 2007년 6월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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