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고객들이 매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견물생심이라고 매장에 나오면 장갑 한 장이라도 사지 않겠나."
겨울 정기세일이 시작된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1층 행사장은 경품 응모권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롯데가 내놓은 경품은 시가 4억원짜리 아파트(107㎡형) 한 채. 최근 나온 경품 중 최고가다. 최근 입주가 완료된 분양가만 3억7,000만원인 이 아파트의 시공사였던 롯데캐슬 보유분을 백화점 측이 확보해 경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보통 경품 응모권을 받으려면 일정액 이상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롯데는 참가자격을 '구매와 상관없이 모든 방문고객'으로 정했다. 불경기에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아예 세일을 외면하는 고객들을 어떻게 든 매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업계가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황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 올해 마지막 세일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28일부터 지하철과 연결된 지하2층 매장 직원들이 오렌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근무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층이어서 정기세일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다가 고객에게 웃음을 주는 재미있는 유니폼을 맞춰 입기로 한 것이다.
또 신세계백화점은 이날부터 신세계씨티 포인트카드로 응모하는 고객 중 모두 7쌍을 추첨해 일본 하우스텐보스 겨울여행권(2박3일)을 증정한다. 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여건을 고려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정승인 마케팅부문장은 "롯데가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놓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라며 "당시 98만명이 응모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이번 행사도 불경기에 고객들에게 꿈을 안겨주고 롯데에는 매출을 극대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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