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옥(58ㆍ구속) 세종캐피탈 사장이 세종증권 매각로비 수사와 관련해 체포ㆍ구속되기 직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63ㆍ구속)씨의 동생 광용(54ㆍ구속)씨 등 사건 관련자와 함께 골프 회동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홍 사장은 검찰수사가 긴박하게 진행되자 2006년 정씨 형제에게 세종증권 매각로비 성공사례금으로 건넨 30억원을 단순한 금전 대차관계라고 진술키로 사전 조율하기 위해 정씨 등을 만난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28일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에 따르면 홍씨와 정씨는 친한 사업가 2명과 함께 이 달 14일 강원 속초시의 모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세종증권 매각로비 과정에서 정씨 형제와 정대근(64ㆍ수감 중) 당시 농협 회장에게 성공사례금을 건넨 혐의로 홍씨가 체포되기 5일 전이다. 정씨 형제는 골프 회동 일주일 후인 21일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 관계자는 "9월 시작된 검찰 내사 정보를 파악하고 홍씨가 정씨를 골프장에서 만나 성공사례금을 차입금으로 진술하자고 서로 입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홍씨와 정씨 형제가 검찰 내사 전후로 제주시 등 다른 골프장에서도 회동한 정황을 잡고 항공사에서 탑승객 명단을 제출받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자리에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66)씨가 참여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노씨가 세종증권 매각로비 대가로 어떤 형태로든 '경제적 이득'을 얻은 단서를 확보하고 다음 주초 소환 조사키로 했다. 노씨도 2일쯤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경남 김해시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과 임원들의 자택, 태광실업 본사와 계열사인 정산개발, 휴캠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박 회장은 2005년 세종증권 인수를 전후해 실명과 차명 주식거래를 통해 178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현지법인에서 받은 600억원대의 배당금에 대해 200억원 가량의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도 검찰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2006년 농협의 자회사 휴켐스를 애초 제시한 가격보다 322억원이나 싸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대근 회장에게 20억원을 건넨 단서를 잡고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증권선물거래소가 2005년 박 회장의 세종증권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을 조사했지만 무혐의 종결하는 과정에서 세종증권측의 로비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전날 거래소를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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