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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경제팀 낙제 수준/ 강만수·이윤호·박병원… '막막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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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경제팀 낙제 수준/ 강만수·이윤호·박병원… '막막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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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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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가 좋을 리 없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냉담했다. 경제팀 구성원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경제팀 5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정리해 봤다.

“뚝심은 있으되, 사고가 너무 낡았다” -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경제팀 중 책임감이 가장 높다는 점은 인정한다”(강석훈 성신여대 교수) “위기 상황에서는 과단성이 중요하다”(배상근 한경연 연구위원)는 평가였다. 뚝심과 책임감은 높이 살 만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경제팀 5인 중 가장 낮은 평점이 말해주듯, 장점은 단점에 완전히 묻혔다. 집중 성토 대상이 된 것은 강 장관의 ‘올드 패션’.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과거식 발상으로 경제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고 했고,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념이 너무 낡았다”고 지적했다. “올드맨은 오케이다. 하지만 올드패션은 문제다” 강장관에 대한 상징적인 평이다. 역시 대표 사례로 꼽힌 것은 ‘고환율 정책 →저환율 정책→외환보유액 소진’ 의 결과로 이어진 환율 정책 실패였다.

시장과의 소통 실패도 집중 지적됐다. 김기원 방송대 교수는 “그간의 사회 변화나 국제경제질서 변화를 무시함으로써 시장과의 소통에 실했다”고 말했고,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진정성이 어떻든 시장 신뢰를 잃었다면, 불ㆍ탈법이 아니라도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부적절한 언행도 문제였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정책 당국자로서 신뢰 잃는 발언을 너무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합리적이지만 추진력, 결단력 없다” – 전광우 금융위원장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융위원장은 총대를 메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 하지만 지금까지 전 위원장의 행보는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 내리지 못하고, 불필요한 발언을 자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 역시 “위기 상황에 금융감독 수장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며 “금융기관을 통솔해서 움직이게 해야 하는데, 카리스마 발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윗선의 눈치보기가 심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권영준 교수는 “오직 대통령 말 한 마디만 보고 움직인다”고 했고, 한 리서치센터장은 “정권의 전도사인지, 금융감독 수장인지 본분을 망각한 듯하다”고 꼬집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옹호론’도 있었다.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합리적이고 신사적인 업무 스타일의 한계”라고 했고,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금융위원회의 제한적인 역할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 산업부처 수장? 위기 대응도 못한다” –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이 장관에 대한 가장 적나라한 평가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한 연구소 관계자)라는 것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가는 “평시에는 아주 무난한 장관이겠지만, 지금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평했다.

다른 전문가들의 평가도 대체로 비슷했다. “어디에 있는 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권영준 교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낮은 점수를 매긴 이들도 있었지만, “특별히 하는 일도, 못 하는 일도 없다”(김광두 교수)처럼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됐다.

문제는 위기 상황에서 지경부장관의 자리는 한국 경제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 강석훈 교수는 “자잘한 일 외에 국민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브랜드 정책을 내놓은 기억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 역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 성장 동력, 산업구조 재편 등 주어진 과제가 많은데 이 장관에게서 이런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등 3개부처를 모두 합해 산업을 전담하도록 조정된 거대 부처로서 제자리를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을 위해서는 좋은 총재이지만…” –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소신’은 이 총재의 강점이자 약점이었다. 응답자의 70%(14명)에게서 ‘보통’(3점) 이상의 평가를 받았듯,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다소 우세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소신껏 노력했다”(전성인 교수) “정부 압력에도 그나마 버텼다는 점을 인정한다”(하준경 교수) “독립적인 정책을 행동으로 보여줬다”(한 연구소 관계자) 등이었다. 심지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5점 이상도 주고 싶다”며 “강만수 장관의 실수까지도 만회했다”고 극찬을 했다.

하지만 중앙은행 독립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며 정책 공조를 외면한다는 점은 위기 상황에서 이 총재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중앙은행 독립성 명제에 너무 집착해 정책 공조에 독불장군식 비협조를 하고 있다”며 “한은을 위해서는 좋은 총재일지 모르나, 국가 경제를 위해 바람직한 총재인 것 같지 않다”고 평했다. 이필상 교수는 “한은 고유 목표에 충실한 것은 좋으나 위기 상황에서는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했고, 안수웅 LIG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은 독립은 제도가 아니라 정책의 신뢰를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능력은 있으나 조정 역할 실패" ■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

한결 같은 평가는 “관료 출신의 경제수석이라서 정책 조정 능력에 많은 기대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 분위기다. 강석훈 교수는 “학자 출신 수석에 이어 관료 출신 수석이 와서 조정능력 강화를 기대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전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인실 교수는 “능력에 비해서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했고, 김대식 한양대 교수는 “외부에서 볼 때 무엇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평했다.

물론 현 경제팀 내에서 경제수석 역할의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많았다. 한 리서치센터장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지 못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했고, 하준경 교수는 “강만수 장관 등의 틈바구니에 끼여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평가에참여해주신분들(가나다순)

강석훈(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권순우(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권영준(경희대 국제경제학부 교수) 김광두(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김기원(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 김대식(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김정식(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김학주(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종규(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배상근(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신민영(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 신인석(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안수웅(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상빈(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이인실(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이종우(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필상(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전성인(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한상완(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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