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경제 한파만큼이나 싸늘했다. 경제 전문가들이 평가한 경제팀 5인에 대한 평균 점수는 낙제점에 가까운 ‘D학점’ 수준에 그쳤다. 평가 대상 경제팀 5명 중 보통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 것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단 1명이었다. “현 경제팀 체제로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냉혹한 평가인 셈이다.
30일 본보가 학계, 연구소, 시장 관계자 등 경제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경제팀 5인에 대해 설문을 한 결과, 경제팀 평균 점수는 1(최악)~5점(최상) 중 2.6점에 불과했다. 이는 보통 수준(3점)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로,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52점에 그쳤다. 평가 대상은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 등 5명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사실상 경제팀 수장인 강만수 장관으로 평균 점수가 1.875점에 그쳤다. ‘D학점’(2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F학점(1점)’에 근접한 평가였다. 전문가 20명 중 3분의 1이 넘는 7명이 최저 점수인 ‘1점’을 줬다. ▦구시대적 사고로 인한 정책 실패 ▦ 시장의 신뢰 상실 ▦ 부적절한 언행 등이 강 장관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금융 위기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전광우 위원장이 2.325점으로 강 장관 다음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추진력과 카리스마가 없고,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윤호 장관과 박병원 수석에 대한 평가는 강 장관과 전 위원장보다는 나았지만, 보통에도 못 미치는 2.775점에 그쳤다. 두 사람 모두 “위기 상황에서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른 경제팀 멤버에 비해 전문가들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측면까지 감안하면 역시 낙제점이었다.
이성태 총재에 대한 평가는 최고 점수인 5점에서 최저 점수인 1점까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소신 있다” “시장 신뢰가 두텁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너무 소극적” “정책 공조에 비협조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평균 평점은 3.25점으로 유일하게 기준치(3점)를 넘었다.
만약 개각이 이뤄지는 경우 후임 경제팀에 적합한 인물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는 “적임자를 찾기 힘들다”며 답변을 유보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만큼 경제 상황도 어렵고, 인물난도 심하다는 설명이었다. 관료군에서는 이헌재 전 경제 부총리,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장관,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 박병원 경제수석,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이, 정치인 중에서는 이한구 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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