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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이병 "수류탄 위력 그렇게 클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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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이병 "수류탄 위력 그렇게 클 줄 몰랐다"

입력
2008.12.0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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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GP(전방초소) 내무실에 수류탄을 던져 동료 부대원 5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황모(20) 이병은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질책, 동기생에 대한 열등감, 고된 작업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황 이병은 인명 피해가 이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군은 설명했다.

육군 수사본부는 28일 "황 이병이 내성적 성향과 반항적 기질로 선임병들과 잦은 마찰이 있었고, 동기생보다 인정을 받지 못한 데 대한 질투심과 열등감도 있었다"며 "GP시설 개선공사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겹치자 이를 외부에 알려 현실에서 도피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7월 입대한 황 이병은 8월 중순 부대 전입 이후 "동작이 느리고 근무수칙 등을 제대로 암기 못한다", "작업을 의욕적으로 해라" 등의 잦은 지적을 받아 왔다. 황 이병과 달리 동기생인 이모(21ㆍ중상자) 이병은 평소 선임병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었다.

사건 전날 황 이병은 작업 때문에 규정된 취침 시간 전에 일어나야 했으며, 휴식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는 등 작업량이 다소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부대 내 가혹행위와 관련, 수사본부는 황 이병이 "따돌림이나 구타는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GP 전 인원을 대상으로 면담한 결과 일부 언어폭력과 폭행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와 조사 중이다. 황 이병도 언어폭력과 경미한 폭행을 당했으나 이번 사고 부상자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황 이병은 "빨래 건조대와 총기함 등이 위치해 있어 인명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상황실 방향 바닥으로 수류탄을 던졌다"고 진술했다. 수류탄의 살상력에 대해서도 황 이병은 축소 인식하고 있었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황 이병이 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다치게 해서 가슴 아프다. 빨리 쾌유되기를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날 황 이병에 대해 '군용물 절도와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황 이병이 수사과정에서 학력과 가족사항 등에 대해 기억상실 증상을 호소, 정신감정도 의뢰키로 했다.

육군은 GP장 김모 소위와 부GP장 김모 중사를 명령위반죄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사고 GP 관할인 사단장, 연대장, 대대장은 보직해임됐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29일 육ㆍ해ㆍ공군총장 등이 참석하는 군 고위급 긴급대책회의를 갖는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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