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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떼루아'로 돌아온 한혜진 "이번엔 푼수 캐릭터…실제 제모습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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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떼루아'로 돌아온 한혜진 "이번엔 푼수 캐릭터…실제 제모습도 그래요"

입력
2008.12.0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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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다기보단 장난기가 많다고 할까요. '똘끼'라고 하잖아요, 가족들이 저더러 타고 났대요, 으흐흐."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한혜진(27)은 새까만 눈동자를 연신 껌벅이며 꺄르르 꺄르르 웃었다. 억척 금순이('굳세어라 금순아'ㆍ2005), 카리스마 소서노('주몽'ㆍ2007)에 이어 이번엔 마음의 속살을 훤히 드러내는 명랑소녀 캐릭터를 맡았다.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한층 편안하고 환해진 얼굴이다.

12월 1일 첫 방송을 앞둔 SBS 월화드라마 '떼루아'(연출 김영민, 극본 황성구)에서 한혜진은 전통주 제조 비법을 전수받은 절대 후각의 소유자로 와인의 세계에 빠져드는 여주인공 이우주를 연기한다.

"제가 되게 도도하고 말 없고 차분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딸 셋에 막내거든요. 웃기는 거 장난치는 거 진짜 좋아해요. 금순이, 소서노는 아픔이 많은 캐릭터라서 솔직히 심적으로 힘들었거든요. 즐겁고 유쾌한 걸로 하고 싶었는데, 딱 만화 같은 드라마를 만난 거예요."

우주는 솔직하고 엉뚱해서 황당하기까지 한 역할이다. 한참 울다가 갑자기 우는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아놓는가 하면, 주변 사람들과도 우당탕 부딪치고 막무가내로 풀어내는 허허실실 푼수 같은 캐릭터다.

"뭐 저런 애가 다 있냐 싶은 그런 사람 있잖아요. 4차원 푼수라고 할까.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한, 별을 좋아하는 아이. 그래서 이름도 우주예요."

와인 드라마를 표방한 '떼루아'는 풀바디의 진한 레드 와인 같은 남자 강태민(김주혁)과 톡톡 쏘는 스파클링 같은 우주와의 사랑 이야기도 버무려진다.

"태민은 폐쇄적이고 자기 표현에 한계가 있는 남자예요. 레드 와인 중에서도 드라이하고 독하고 텁텁한 맛? 샴페인처럼 톡톡 튀면서 넘길 때 싸한 여운을 남기는 우주에게 점점 마음의 문을 열게 되지요."

한혜진은 3주 동안 와인 아카데미에서 실전 교육까지 받았다. "외워도 외워도 끝이 없어요. 전 샴페인이 와인인지도 몰랐고, 포도가 그대로 발효돼서 와인이 되는 줄도 몰랐어요. 이론보단 디캔딩(와인의 침전물을 거르는 것)처럼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장면 위주로 연습했어요."

'떼루아'는 캔디 같은 여주인공의 성공 이야기라는 트렌디 드라마의 흥행 공식을 충실히 따르면서 폐업과 실업과 같은 경제불황기의 사회적 어려움도 담는다.

"요새 상황도 많이 반영이 돼요. 전통주 가문이 망하면서 우주는 하루 아침에 꿈과 미래가 사라져 버리지요. 요즘 몸도 마음도 추우신 분들이 많잖아요. 세상 살면서 힘든 일도 우주처럼 유쾌하게 풀어나갈 수 있구나, 그런 희망을 보여드리고도 싶어요."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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