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cm 단신이지만 '녹색 테이블의 마녀'로 불리며 지난 1990년대 세계 여자 탁구계를 호령했던 중국의 덩야핑(鄧亞萍 35)이 영국 명문 캠브리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화제다. 화교용 통신 중국신문 온라인판은 30일 영국에 유학 중인 덩야핑이 전날 캠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올림픽 등에서 16번이나 세계 챔피언자리에 올랐던 덩야핑은 캠브리지 대학 800년 역사상 세계 정상급 운동선수 출신으로는 사상 최초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 됐다.
지난 3월 덩야핑은 박사논문 구술시험을 통과했으며 29일 마침내 박사모를 쓰고 10년 전부터 품었던 '형설의 꿈'을 실현했다. 덩야핑은 학위증을 받은 뒤 감격에 찬 모습으로 그를 뒷바라지한 남편, 아들과 기념촬영을 했고 축하하는 친구들과 샴페인을 터트렸다. 그는 "마치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이뤄낸 성취"라고 밝혔다.
지난 97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식과 복식, 단체전 금메달과 혼합복식 은메달을 딴 뒤 화려한 선수생활을 마감한 덩야핑은 학업이란 또 다른 인생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덩야핑은 탁구로 굳은 머리를 탓하지 않고 선수시절의 악바리 투혼을 발휘, 특별장학생으로 진학한 명문 칭화(靑華) 대학 영문과를 뛰어난 성적으로 마쳤다. 이어 덩야핑은 영국 노팅엄 대학에서 중국 현대연구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한 다음 2003년 박사 학위로 목표를 높였다.
무(武)에서 문(文)으로의 전환을 위해 10여년 동안 심혈을 쏟은 덩야핑은 학업과 병행해 2002년부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와 운동_환경위원회에서 일했고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에서도 활동했다.
그의 박사 논문은 주제가 '전세계에서 경쟁 중인 올림픽 브랜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사례 분석'으로 올림픽과 깊은 연관이 있다. 덩야핑은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할 당시부터 박사 논문에서 정신적 측면과 올림픽 브랜드의 상업적 가치 측면을 심층적으로 연구할 뜻을 내비쳤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 선수촌 부촌장을 맡았던 덩야핑은 대회 폐막 후 국가체육총국으로 복귀해 체육기재장비중심 부주임에 임명됐다.
덩야핑은 "학업에 매달렸던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때이다. 그동안 나는 크게 비약했고 개인적으로 더욱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인생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사 학위는 하나의 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며 “어떤 목표를 세우든 내 학식과 경력을 활용, 중국 발전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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