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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만에 열린 남북철길 1년만에 닫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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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만에 열린 남북철길 1년만에 닫혀

입력
2008.12.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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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고 싶다'는, 그 소박하지만 지난했던 소망을 이뤄 낸 철마가 운행 재개 1년여 만인 28일 다시 멈췄다. 6ㆍ25전쟁으로 반세기 이상 끊겼다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을 시작, 지난해 12월부터 남북 간에 운행돼 왔던 경의선 열차는 남북 화해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후 9개월 만에 운행이 중단되면서 남북 관계 해빙을 기다려야만 하는 서글픈 운명이 됐다.

어렵게 뚫은 길이었다. 1951년 6ㆍ25전쟁의 여파로 서울_개성 경의선 열차 운행이 중단된 이후 철마는 50년 가까이 남북을 이어 달리지 못했다. 그러다 2000년 6ㆍ15공동선언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 원칙에 합의하고 한 달 뒤 열린 1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열차 연결에 합의하면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2002년 9월 착공식을 갖고, 같은 해 12월 경의선 남측 구간은 공사까지 마쳤지만 2차 북핵 위기가 터지면서 북측의 공사가 지연됐다. 공사 착공 3년 8개월 만인 2006년 5월 열차 시험운행까지 합의하기에 이르렀지만 시험운행 행사 하루 전 북측의 일방적 통보로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북한 군부의 반대 때문이었다. 결국 지난해 4월에 가서야 시험운행 재합의가 이뤄져 5월 17일 역사적 시험운행을 했고, 12월 11일부터 남측 문산역과 북측 봉동역 사이에 매주 5, 6차례 화물열차 운행이 이뤄진 것이다. 철도 단절 56년 만이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남측은 우선 개성까지의 열찻길을 트고, 이후 평양 신의주를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해 유럽까지 이어가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다. 이렇게만 된다면 남측은 물류비 절감과 관광자원 개발, 북측은 철도 현대화와 통행료 수익 등으로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북한 영내까지 매일 왕복하는 남한 열차에 대해 북한 군부는 부담을 가졌고 이를 끊임 없이 견제했다. 남측에서는 5,454억원이 투입된 퍼주기 사업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는 상황이 일파만파로 악화했다. 남북 관계가 위축되면서 개성공단 2단계 추가 개발이 지연됐고, 개성공단 생산물자와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경의선 화물열차는 물량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2월 운행 첫 달 263톤에 달했던 물동량이 3월 들어 2톤으로 줄었고, 빈 차로 운행하는 횟수도 늘어났다. 이날도 열차는 기관차 차량차 각 1량에 화물 없이 운행됐다.

한 번 끊기는 쉽지만 다시 잇는 데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날 마지막 남북열차를 운전한 신장철 기관사는 "남과 북의 사정에 의해 잠시 중단되는 것일 뿐이지 절대 마지막 운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전직 고위 관계자는 "경협을 통해 군사적 긴장 완화를 이끌어낸 상징적 사업이었고 대륙으로 가는 첩경인 만큼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그들이 얻게 될 이득과 남북 관계 개선의 관점에서 북한을 꾸준히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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