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위대가 정부의 공항 두 곳에 대한 비상사태에 맞서 결사항전을 선언하면서 태국의 정정 불안이 극점을 향하고 있다. 방콕에서는 반정부 성향의 보도를 해온 방송국에 수류탄이 터져 방송이 일시 중단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방콕 중심가의 위성TV방송국 ASTV에 28일 괴한이 수류탄을 터뜨리고 권총을 발사해 아나운서 1명이 부상하고 방송이 10분간 중단됐다.
괴한은 이날 새벽 2시께 ASTV가 있는 프라아팃 거리에 갑자기 나타나 발사기를 이용해 방송국을 향해 수류탄 두 발을 쏘고 권총을 난사했다. 수류탄은 방송 송출 장치를 감싸고 있는 그물망에 맞고 튀어 ASTV 본부가 있는 3, 4층에서 폭발, 유리창이 깨졌으며 아나운서가 유리 파편으로 손에 상처를 입었다. 이로 인해 방송 송출이 10분간 중단됐다.
반정부 단체 국민민주주의연대(PAD) 지도자 솜삭 코사이숙은 "솜차이 옴사왓 총리 내각이 물러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며 "경찰이 공항에 진입한다면 더 많은 시위대를 불러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완나품 공항을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 7,000여명은 공항으로 통하는 길목을 차단, 경찰력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전날 솜차이 총리는 방콕의 스완나품 국제공항과 돈 므엉 공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두 공항을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에 퇴거하지 않을 경우 경찰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수파랏 낙분남 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정부와 군부사이에 긴장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총리가 안전을 위해 태국 제2도시 치앙마이에 무기한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방콕 시내의 TV방송국인 NBT 건물 주변에는 탱크와 장갑차가 배치되고 있고 병력 이동도 목격되고 있으나 군부 대변인은 "사관생도들을 위한 교육용"이라며 쿠데타설을 부인했다. AP통신은 출라롱콘대의 파니탄 와타나야곤 교수를 인용, "정부가 경찰력을 투입해 시위진압에 나선다면 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이를 우려해 공항에 경찰력을 투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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