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 소환이 임박하면서 그가 취한 ‘경제적 이득’이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정화삼씨 형제가 운영한 김해 오락실의 지분과 영업이익을 건평씨와 나눠 가졌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락실 하루 순이익만 2,000만원
2006년 2월 세종증권 측에서 매각로비 성공사례금으로 30억원을 받은 정씨는 경남 김해 진영읍의 한 상가를 사위 이모(33)씨 명의로 9억2,000만원에 구입했다. 정씨의 동생 광용씨는 이 상가에 당시 유행하던 성인오락실을 차렸다. 그 해 7월 개장한 오락실은 정씨의 모친이 임대한 것으로 돼 있었지만 실제 영업은 정씨의 둘째 동생 추삼씨가, 수익금 관리 등 운영은 막내 동생 광용씨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해 여름 바다이야기 수사가 시작되면서 오락실은 영업개시 두 달 만에 문을 닫는 처지가 됐다. 광용씨가 매각로비 성공사례금 일부를 떼내 부산에 성인오락실을 추가로 개장한 것도 수사와 단속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정씨 형제는 단속의 눈길을 피해 김해 오락실의 영업을 1년여 동안 계속했다.
정씨 형제가 김해 오락실에서만 올린 매출은 하루 평균 3,000만∼4,000만원으로 순이익은 하루 2,000만원 가량으로 조사됐다. 정씨 형제는 “수시로 단속에 걸려 기판을 새로 구입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는 적자를 봤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의 판단은 다르다. 단속으로 1년의 절반가량 밖에 영업을 못했더라도 순이익은 30억원을 웃돌아 적어도 10억원 이상을 챙겼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가운데 상당액이 노씨에게 건네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상가를 노씨 몫으로 차명매입 했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금도 건네졌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정씨 형제가 이 상가를 구입한 직후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이 5억원의 근저당을 설정, 정씨 형제가 임의처분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점이 상가의 차명매입을 뒷받침하는 근거라는 것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노씨가 적어도 수익금의 절반 이상인 수억원을 챙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억원 중 일부 직접 건네졌을 수도
검찰은 수익금과 별도로 정씨 형제가 받은 성공사례비의 일정 지분을 노씨 몫으로 직접 건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씨에게 성공사례비가 건네지는 것을 노씨는 안심하지 못하고 직접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세종증권 관계자들의 진술 등에 따라 정씨 형제가 노씨 지분으로 현금이나 부동산을 직접 건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특히 정씨 형제가 노씨를 접촉하기 전에 세종증권측에서 받은 3억여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 형제가 2005년 3월 홍사장에게 ‘로비 착수금’을 받아갔다 인수계약이 성사된 뒤 정산했다”고만 밝혀 3억원의 일부가 노씨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도 “로비가 성공하면 사례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1,000억원이 넘는 매각로비 청탁이 진행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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