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걷기 시작했는데, 설거지나 청소를 할 때 한 곳에 앉혀 놓고 놀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아이 의자는 아이만의 공간을 한정해 주는 방법 중의 하나다. 아이에게 '자신만의 의자'라는 개념을 심어주면서 지정된 곳에서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는 행동 훈련에 도움이 된다.
21개월 된 딸 하을이를 키우는 주부 전민경(36)씨는 아기 의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10만원이 훌쩍 넘는 기성품의 가격이나 품질을 전적으로 신뢰하긴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전씨는 "식탁 의자는 아이가 혼자 앉기에 너무 높고 트레이가 달린 건 자라면서 몸이 꽉 끼는 단점이 있다"며 아이 의자 만드는 법을 직접 소개한다.
전씨는 일상 주방용품에서 아이 의자가 될 만한 재료를 찾는다. 김치 담글 때 쓰는 빨간 고무통과 파란 플라스틱통도 훌륭한 맞춤형 의자로 탈바꿈한다. 전씨는 "인터넷쇼핑몰에서 기본적인 가정용 공구들만 저렴하게 구입하면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다"고 말한다.
본체의 사이즈를 일일이 재면서 본 뜨는 작업을 하지 않고 눈짐작만으로도 손쉽게 의자 모양으로 잘라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자의 천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폴리 원단은 두께감이 있는 데다 신축성이 좋다. 아이가 먹던 음식을 흘리는 등 때가 타도 물수건으로 쓱쓱 지울 수 있다.
전씨는 "엄마, 아빠가 TV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소파에 앉는 것을 보면 아이도 자기 의자를 가져와 옆에 앉는다"며 "자신의 물건이라는 소유 의식을 일깨워주고 엄마 입장에서도 엄마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민경 주부가 제안하는 '아기 맞춤의자 DIY'
● 재료: 김치 담그는 고무통, 흰 종이, 나무 판자, 스폰지, 폴리 원단, 핸드 타카, 가정용 전기톱
1. 고무통에 흰 종이를 씌운 뒤 의자 모양으로 자름선을 그린 후 가정용 전기톱으로 잘라내 의자 원통을 만든다.
2. 폴리 원단과 스폰지를 같은 모양으로 자른 후 원단 끝부분을 박음질한다.
3. 의자 원통에 스폰지와 폴리 원단을 대고 핸드 타카로 고정시킨다.
4. 의자 바닥 부분을 만들 나무 판자(두께 0.5~1mm)를 의자 밑넓이보다 약간 작게 자른다.
5. 의자 바닥에 스폰지를 덧댄 후 재단한 천을 의자 원통에 고정시킬 앞부분만 제외하고 핸드 타카로 고정시킨다.
6. 의자 원통에 바닥 부분을 얹고 의자 앞쪽 부분의 천을 밑으로 당겨 둘을 고정시킨다.
7. 의자 바닥에 흰 천을 대 뒤집어져도 고무가 보이지 않게 한다.
8. 바닥에 4개의 의자 다리를 붙인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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