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금융의 중심이자, 서구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뭄바이시의 대형 테러는 사실상 예고된 것이었다.
5월 인도 상공업 중심지 자이푸르 번화가 연쇄 폭탄테러 이후 7월 방갈로르ㆍ아흐메다바드에 이어 9월에는 수도 뉴델리 한복판에서 테러가 발생하는 등 최근 6개월간 인도 대도시에서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그 같은 테러의 배후에는 늘 급진 무슬림단체 '인도 무자헤딘'이 도사리고 있다.
인도 무자헤딘은 인도 학생 무슬림운동(SIMI)라는 대학생 단체를 시작으로 인접국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급진세력의 도움을 받아 세력을 키워왔다. 이번 테러를 지휘했다고 자처한 '데칸 무자헤딘'은 지금까지 한번도 알려지지 않은 단체라는 점에서 이 조직이 인도 무자헤딘의 지휘를 받는 분파이거나 수사에 혼선을 부르기 위한 위장단체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도 무자헤딘은 9월 뭄바이 경찰에 테러를 경고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이 단체는 이메일에서 "조만간 뭄바이 사람들이 공포에 떨 대형 테러가 발생할 것이며, 이는 무슬림을 괴롭혀 온 뭄바이 경찰 내 대테러 부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테러의 주 원인이 인도 내 종교갈등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재 인도는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와 14%의 소수파 무슬림 간에 집단폭력이 빈발하는 등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인도는 적대국인 파키스탄이 인도 내 무슬림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반미적 테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 무자헤딘은 5월에는 "인도 정부가 친미외교 노선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유명 관광지에 테러를 감행하겠다"고 협박, 이 단체가 반미성향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직 이번 테러가 9ㆍ11테러를 자행했던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는 증거는 뚜렷하지 않다. 이번 테러를 주도했다고 선언한 데칸 모자헤딘이 신흥이슬람무장단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계 가능성을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미국 테러 전문가 왈리드 파레스 박사는 미 폭스 뉴스에 기고문을 보내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단체 '라쉬카르 에 토이바(Lashkar-e-Toiba)'를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도 이번 테러가 영국과 미국인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알 카에다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역시 인구가 밀집한 역사 등에서 총질을 하고 수류탄을 던지는 대담한 수법은 2004년 5월 사우디아라비아 코바르에서 알 카에다가 저지른 테러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알 카에다의 연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만모한 싱 인도총리도 테러를 일으킨 세력이 외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싱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외국에 근거지를 둔 테러집단이 이 나라 경제 중심지에 재앙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편 인도 해군은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최근 뭄바이에 도착한 화물선이 이번 테러집단과 연관이 있다는 혐의가 있어 배를 수색했다고 발표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