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희(71) 전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시골 고등학교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교육부 장관을 그만둔 뒤 자립형사립고인 강원 민족사관고 교장을 5년여동안 맡아 국내 최고 명문고로 키웠던 그가 이번엔 전형적인 시골학교인 경남 남해 해성고 이사가 된 것이다.
해성고는 27일 "이 전 장관을 최근 법인 이사로 영입했다"며 "그는 학교 운영은 물론 입시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교육자문 이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의 직함은 법인 이사지만, 주 업무는 컨설팅이다. 학생들을 상대로 입시 및 생활 관련 상담을 수시로 하고 있고, 교직원들에게는 교수법을 집중적으로 전수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와 교육 수장, 자사고 교장 등 40년 이상을 대학과 정부, 일선 학교 현장에서 보낸 교육 원로로서의 노하우가 생생히 전달되고 있는 셈이다.
이 전 장관의 영입은 2006년 폐교 위기에 처했던 해성고를 인수한 뒤 빠른 속도로 학교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이중명(64) 에머슨퍼시픽그룹 회장의 '삼고초려'가 맺은 결실이다. 인구 4,000명인 시골 고교를 명문고로 육성하겠다고 지역에 약속했던 이 회장은 이 전 장관을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허락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법인 이사엔 최근 취임했지만, 민사고 교장을 떠난 직후인 3월부터 해성고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특수목적고에 버금갈 정도의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 마감한 이 학교 2009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서울 등 전국에서 우수 학생들이 몰려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전 장관은 "전국 단위 선발에다 첨단 영어교실 운영, 명문대 입학시 4년 장학금 지급, 전원 기숙사 생활, 교사와 학생간의 멘토링(후견인)제도 등이 시골 학교지만 우수 학생들을 끌어모을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성기 교감은 "합격자들을 분석해보니 국어, 영어, 수학 성적이 전교 10% 안에 드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재단이 바뀐뒤 선발한 학생들이 대입시를 치르는 2010학년도에는 깜짝 놀랄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해성고는 올해에도 서울대 1명, 연세대 3명의 합격생을 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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