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주(株)여, 그대 추락하는가 부활하는가.
세계가 경기 침체의 늪에 빠져들면서 경기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IT업체들의 앞날도 어두워 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요 감소로 반도체 등 제품 값이 한없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미국 2위 가전제품 유통업체 서킷시티 마저 파산했다. 게다가 미국 포브스 지는 "2009년은 IT기업에게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볼 것을 당부한다. 업계는 혼돈에 빠져있지만 개별 기업들의 앞날은 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웃는 자와 위기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릴 운명의 우는 자로 뚜렷하게 나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더 밝게 빛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여기엔 눈 앞으로 다가 온 반도체 업계의 재편 전쟁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 속에서도 감산 대신 점유율 확대를 통해 몸집 불리기 싸움을 벌였던 반도체 업계는 조만간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삼성전자처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상위 업체들은 '수익성 확보→ 현금 창출→ 설비투자 확대→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선순환을 보이는 반면, 후발업체들은 '손실 증가→ 현금 유출→ 설비투자 감소→ 시장 퇴출'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것.
살아남은 업체들은 탈락한 회사들을 '전리품'으로 얻어 설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전체 메모리 시장의 공급 증가율을 낮출 수 있어 결국 원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원가 경쟁력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추고 있고 반도체 업체 중 유일하게 설비 투자를 틀려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산업 재편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도 최근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매수 추천 의견을 내고 4분기 영업 이익 전망치도 높였다.
삼성증권은 하이닉스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진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업체임이 분명하고 생존 경쟁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낮다"면서 "현재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그 매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앞날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반도체는 바닥에서 회복하는 분위기인 반면 LG전자의 주력인 가전 및 휴대폰은 정점에서 내려가는 사이클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휴대폰은 LG전자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69%나 되기 때문에 그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실 반도체, LCD 공급 과잉으로 불과 한 두 달 전만 해도 IT주 가운데 휴대폰 비중이 큰 LG전자는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가 된 셈이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휴대폰 산업이 5%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역(逆) 신장 분위기가 강하다"며 "11.9%에 달하던 마진이 9.1%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CSLA 증권도 LG전자의 영업 마진이 올해 12.3%에서 내년 8%로 나빠질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하회'에서 '매도'로 낮췄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