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대학의 지그문트 롤랜드 교수는 <스포츠 윤리학> 에서 스포츠의 도덕적 가치와 목적은 '결과의 불확실성에 대한 달콤한 긴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과 쿠바가 펼친 야구 결승전에서 보듯, 그래서 관중은 마음을 졸이고,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스포츠>
'불확실성과 긴장'은 공정한 스포츠정신에 따른 페어플레이가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정정당당한 승부만이 환희와 감동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고, 우리의 가슴을 뜨겁고 풍요롭게 해 준다. 어떤 이유로든 스포츠 선수들은 페어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아마추어축구 K3리그와 실업(N)리그 선수ㆍ구단 관계자 23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또는 입건된 데 이어 프로야구에서 '사인거래'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축구의 경우 중국 도박업자들로부터 경기 당 1억원씩 받기로 하고 3차례나 져주는가 하면, 동료선수의 제의로 15만원씩 받고 선수 모두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도 있다는 것이다. 멀쩡하게 이기고 있던 팀이 막판에 엉성하게 연속 골을 내주고 패한 것에 그런 이유가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
김재박 LG감독에 의해 제기된 '사인거래' 역시 선수들의 증언에 의해 의혹 차원을 넘어섰다. 포수와 내야수가 몰래 상대 타자에게 투수의 구질을 알려주는 방법은 정말 교묘하다. 그런 줄도 모르고 경기에 온 힘을 쏟은 감독과 동료 선수들, 목이 터져라 응원한 팬들은 뭐가 되는가. 더구나 그 목적이 연봉을 더 받게 하려는 것이라니, 그 속에 또 다른 비리가 있지 않을까 의심스럽다.
10만원 안팎의 승리수당에만 의존하는 열악한 아마축구의 현실이 선수들을 '승부조작' 유혹에 쉽게 빠지게 한 측면도 있다. 타자를 타율로만 평가하는 프로야구에도 문제는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도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철저한 수사와 조사로 진상을 밝혀내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마추어든 프로든, 페어플레이 정신을 잃은 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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