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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합리적 새해 예산 심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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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합리적 새해 예산 심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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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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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한 전 세계적 경기침체는 우리 실물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경제여건 하에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새해 예산안은 경제위기의 조속한 회복을 위한 적극적 재정의 역할에 중점을 둔 것으로 판단된다. 28년 만에 수정예산안을 제출한 것도 내년도 우리 경제의 성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재정 지출을 확대해 총수요를 자극함으로써 경기침체의 골을 축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재정적자 감수해야 할 비상상황

지금 국회에선 이 달 7일 정부가 수정 제출한 283조 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심의절차가 진행 중이다. 일부 상임위원회를 제외하면 이미 예비심사를 마쳤으며, 종합심사를 담당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하여 각국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거나 과감한 통화정책으로 전방위적인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총수요를 진작하기 위한 이번 예산안의 기조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동안 건전기조로 운용되어 왔던 우리 재정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와 국채발행을 감내해야 한다.

이번 예산안이 재정 건전성의 훼손을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하는 만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충분하고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야 하며,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국회의 예산심의 역시 재정건전성을 고려하여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첫째, 재정규모와 분야별 재원 배분을 통한 거시경제적 효과(macro-budgeting)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 경기부양의 목표가 제대로 달성될 수 있는 영역에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재원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 거시경제전망을 토대로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를 분석하는 것은 물론, 재정지출의 경기부양효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둘째, 개별 사업의 미시적 효과(micro-budgeting) 분석을 토대로 예산편성의 타당성 및 규모의 적정성을 점검해야 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회에 제출된 성과계획서를 검토하여, 사업의 성과를 면밀히 따져보고 한정된 재원이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불요불급한 지출로 인한 낭비 요인을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 연례적으로 집행이 부진하거나, 부처 간 또는 부처 내 유사하거나 중복 소지가 있는 사업, 집행계획이 미비한 사업 등은 사업 간 조정이나 예산 삭감이 필요하다.

넷째, 국가 재원이 중앙과 지방 간에 적절하게 배분되는지, 국민 부담이 적정한 수준에서 공평하게 이루어지는지 점검해야 한다.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는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특별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감세 등으로 지방으로 이전되는 재원의 축소가 불가피한데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예산 확정 늦어지면 어려움 많아

예산 확정이 늦어질 경우 연초 재정 집행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중앙정부로부터 재원을 이전 받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예산 심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내년 예산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는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재정 건전성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합리적이고 효과성이 높은 예산이 확정되기를 기대한다.

신해룡 국회 예산정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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