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62ㆍ구속)씨가 세종증권 매각로비 대가로 받은 돈의 일부로 경남 김해시의 한 상가 내 점포를 구입한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점포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66)씨 몫이라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 진위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에 따르면 정씨는 2006년 2월 세종캐피탈 홍기옥(58ㆍ구속) 사장으로부터 로비 성공사례로 받은 30억원을 사위 이모(33)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맡겨 관리토록 했다. 이씨는 이 가운데 9억2,000만원으로 그 해 5월29일 경남 김해시 내동의 10층짜리 건물 중 1층의 상가 일부를 매입했다.
이씨는 2006년 상반기부터 장인의 돈을 관리해오다 2007년 9월부터 6개월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268㎡(90평)의 이 상가 점포는 이씨 명의로 돼 있으며 이씨는 계약 직후 점포를 담보로 홍씨에게 5억원을 빌렸다가 8개월 뒤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정씨 형제와 홍씨,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 등을 불러 이 상가가 노씨 몫이라는 관련자 진술의 진위여부를 따졌다.
검찰 조사결과 정씨 형제는 이씨를 통해 30억원을 여러 개의 차명계좌로 쪼개는 등 복잡한 세탁과정을 거쳐 부동산을 구입했고, 일부는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검찰은 노씨에게 직접 돈이 흘러 들어간 흔적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각로비 과정에서 단지 홍씨를 노씨에게 소개해 준 정씨 형제의 역할에 비해 받은 돈의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검찰은 30억원 가운데 상당부분이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직접 로비를 한 노씨 몫으로 제공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는 30억원을 받아 단지 관리만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해=이동렬 기자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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