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지방의회에 많이 진출하면 좋겠어요."
여성인 대전 중구의회 정온일(28ㆍ민주당) 의원은 남녀를 통틀어 전국 최연소 지방 의원이다. 2006년 5월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될 당시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25세였다.
당선 이후 벌써 2년 반에 걸쳐 의정활동을 해온 그는 '젊은이'답게 단발머리에 여전히 생기발랄했다.
구의원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안 도망간 것을 보면 싫지 않았다는 뜻이겠죠"라고 했다가 곧 정색을 하고는 "의원이어야 가능했을 많은 것들을 경험했고 세상에 대한 안목도 넓고 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달동네에서 직접 연탄을 나르고 김장을 도우며 주민들과 부대껴보면 "어려운 분들이 참 많구나"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생활정치의 중요성'을 체득해가고 있는 것이다.
"여성과 아동, 복지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한번은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후 아카데미 예산이 삭감됐을 때 집행부를 설득, 추경 예산을 다시 세웠죠. 너무 기뻤고 성취감을 느꼈죠." 이런 일들을 해내면서 정 의원은 정치를 하려고 하는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정치와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대덕대학에서 사회체육, 그 중에서도 에어로빅을 전공했고 에어로빅 강사도 잠시 했다. 그런데 우연히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근무한 것이 인연이 돼 지구당 여성위원장까지 맡게 됐다. 이 때도 직업정치인이 될 생각은 없었지만 때마침 닥쳐온 지방선거는 그를 바꿔놓았다.
사회와 당내의 분위기가 여성, 청년, 장애인을 후보로 적극 발굴하던 때였고,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할머니가 사회단체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을 보고 자란 것이 정치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준 것 같아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도 한몫을 했고요." 그는 처음엔 지역구에도 욕심을 냈었으나 당내 조정을 통해 비례대표로 나서서 당선됐다.
의회 밖의 일상 생활은 20대의 시집안간 평범한 딸이라고 한다. 의정비(연간 3,500여만원)는 고스란히 부모님께 드리고 용돈을 타서 쓴다. 친구들을 만나면 정치나 행정에 대한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는다. 구 의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그는 "부러워하기도 하고 부정적 편견도 상당하지만 둘 다 크게 신경 안 써요. 다만 정치에 꿈이 있는 후배에게는 많은 젊은이들이 지방자치 발전에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조언합니다"고 말했다.
중구의회 행정사무감사가 26일 시작됐고 도시철도2호선 유치특위위원장도 맡아 그는 요즈음 한층 바쁘게 보낸다. 야간대학 졸업반이기도 하고 내년에는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수박 겉핥기 의정활동에 그치지 않기 위해 그가 세운 좌우명은'공부하는 의원'이다.
더욱 높은 곳으로의 정치적 진출에 대해 그는 "구의원이 할 수 있는 일보다 시의원이나 단체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여의도를 꿈꾸지 않는 정치인이 있을까요. 젊으니까 천천히 가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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