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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 9월 이후 25일까지 국회를 통과한 법안 건수다. 같은 기간 국회에 제출된 법안(1,391건)들엔 한없이 먼지만 쌓여 간다.
법안 처리가 정쟁에 발목을 잡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 국회는 특히 더하다. 여야가 '한 싸움' 했던 17대 국회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17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열린 2004년 9~11월에 처리된 법안은 33건이었고,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2005년엔 46건, 2006년엔 90건, 2007년엔 162건이었다.
여야는 24일 본회의에서 뒤늦게 법안처리 성적을 올리려 했지만, 두 건을 통과시키는데 그쳤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여야 간 이견이 없으면서 상임위와 법사위 심사절차를 모두 거친 법안을 찾아보니 두 건 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나마 통과된 법안도 소년수용자 기준 연령을 20세에서 19세로 낮추는 내용의 형행법 개정안과 관련 법안 2개를 통합한 '교도작업의 운영과 특별회계에 관한 법안' 등 민생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여야 원내지도부 사이에선 24일 오전 "차라리 본회의를 열지 말자"는 얘기까지 오갔다고 한다. 하지만 김형오 국회의장이 "의장 단독으로라도 열겠다"고 반대해 본회의가 열렸다는 후문이다.
국회가 무기력증에 빠진 1차적 이유는 여야가 상임위별 법안소위와 예산소위 구성 비율을 두고 신경전을 하느라 법안과 예산안 심사가 지연된 것이다. 25일 현재 교육위와 정무위 등은 소위를 전혀 구성하지 못했고, 문광위는 예산소위만 꾸렸다. 행안위는 이날 겨우 소위를 구성했다.
소위가 구성된다 해도 안심할 수 없다. 더 큰 문제가 남아 있다. 정권교체 이후 첫 정기국회인 만큼 상임위마다 쟁점 법안들이 수두룩하게 걸려 있어,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보지 못하면 언제든 국회가 올스톱 될 수 있다. 결국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야 간 대화채널은 꽉 막혀 있다.
여야는 이날도 서로를 손가락질 하기에 급급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상임위 소위 구성에 반대하고 법안 상정에 반대하는 바람에 이런 상황이 생겼다"며 "민주당이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여당이 소위 구성 때 야당을 배려하는 전례를 깬 게 문제"라며 "여권이 부자감세안과 과거퇴행법안을 추진한다면 막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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