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방송가도 한파… 제작비 절감 백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방송가도 한파… 제작비 절감 백태

입력
2008.11.26 05:07
0 0

일선에서 TV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이 체감하는 경제 한파는 훨씬 매섭다. 경제 불황은 방송가의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도 깊숙이 영향을 미친다. 적은 예산으로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저가 프로그램' 제작 노하우가 총동원된다.

지상파 방송 PD들이 말하는 제작비 절감 제1 법칙은 스튜디오(세트) 촬영 위주의 녹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 야외촬영의 경우 장소 섭외, 차량 이동, 조명과 동시녹음 등 수백만원씩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무조건 안에서 찍으라'는 불문율이 생긴다.

해외 촬영은 더욱 어려워졌다. 웬만한 일일 연속극은 신혼여행 장면을 국내 촬영지로 돌리거나 대본에서 아예 삭제하는 추세다.

울며 겨자 먹기로 다녀올 경우 제작사가 초과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12월 1일 첫 방영 예정인 와인 드라마 '떼루아'의 경우 환율이 최고조였던 지난달 프랑스 파리와 보르도로 촬영을 떠나는 바람에 예상 비용의 40%를 초과했다.

제작비 부담이 큰 드라마의 경우 다양한 소재의 미니시리즈를 줄이는 대신 연속극을 늘리는 방안이 동원된다. 방송사 입장에선 회당 수천만원의 제작비가 더 들면서도 시청층에 한계가 있는 미니시리즈보다, 세트 촬영이 많고 일상을 소재로 한 연속극이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KBS는 월화 저녁 시간대에 미니시리즈 대신 사극 '천추태후'(내년 1월 방영 예정)를 끼워넣는 편성 전략도 고려 중이다.

불황기에는 불륜이나 버림받은 여자 등을 소재로 한 '신파' 드라마가 뜬다는 것도 방송가의 공식이다. KBS 관계자는 "무조건 아줌마들을 펑펑 울리는 연속극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신파 드라마 연출에 능했던 선배 PD들을 현장에 복귀시키자는 의견이 많아 젊은 PD들은 작품 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은 이벤트 설치 비용이 추가되는 게임쇼보다는 입담 위주의 토크쇼 프로그램이 늘어난다. MBC 음악 프로그램 '라라라'는 저가 프로그램으로 아예 기획된 사례다.

'라라라'의 여운혁 CP는 "가수들이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대신 MC와 가수들의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기존 음악 프로그램보다 훨씬 싼 제작비로 만드는 걸 지상 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예능, 드라마 PD들은 이렇게 달라지는 제작 환경에 "광고 시장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져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만 제작 지원이 몰린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드라마 PD들로 구성된 한국TV드라마PD협회는 12월 1일 방송회관에서 'TV드라마 위기와 출연료 정상화'를 주제로 토론회도 연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강명석 객원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