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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얇아진 서민 지갑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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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얇아진 서민 지갑 노린다

입력
2008.11.26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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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할인점 '빅3'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수입에 반대했던 시민단체들은 불매운동에 나서기로 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설 방침이어서 미국산 쇠고기를 놓고 또 한 차례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회장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는 25일 대형마트 3사가 자율 협의를 통해 27일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협회 관계자는 "추석 이후 각 사별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으나, 판매시점을 놓고 고민해온 것으로 안다"며 "경기 위축으로 서민들의 소비생활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구매편의와 물가안정 차원에서 미국산 쇠고기 취급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데 업체들이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대형마트 매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해 10월 뼛조각이 발견돼 검역이 중단된 후 광우병 파동을 겪으며 먹거리 안정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지 꼭 1년1개월 만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판매날짜가 워낙 급하게 결정돼 아직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돼지고기와 호주산 쇠고기 가격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척아이롤(100g)은 1,400~1,500원, LA갈비는 2,400~2,600원 선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 3사가 서민들을 위한 물가안정을 미국산 쇠고기 판매의 명분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국민 여론이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 판매재개 발표를 당사자인 대형마트 3사가 아닌, 한국체인스토어협회를 내세워 한 이유도 비난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련 시민단체와 인터넷포털 다음 아고라 등에는 벌써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이번 조치는 18만 한우 농가의 목을 조르는 행위"라며 소비자 단체와 연대해 판매 반대집회와 금지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광우병 국민대책위는 27일 오전 11시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3사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대현 광우병 국민대책위 대변인은 "접근성이 뛰어난 대형마트가 판매를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시장이 잠식될 것"이라며 "대형마트들이 어려운 경기상황을 이용해 돈벌이에 눈이 멀었다"고 비난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송민석(63ㆍ인천 숭의동)씨는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어디서 사야 할 지 몰랐는데 대형마트에서 판다면 한번 사먹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윤영숙(45ㆍ여ㆍ서울 길음동)씨는 "미국 쇠고기라고 무조건 싫은 건 아니지만 요즘 하도 먹거리 안정성 문제가 많아서 쉽게 사게 될 것 같지는 않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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