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24일 원ㆍ달러 환율은 10년8개월 만에 1,500원을 돌파했고, 코스피지수는 또다시 1,000선을 지키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이른바 '가이스너 효과'로 급등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18원 급등한 1,51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종가 기준 1,500원대로 상승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월 13일 이후 10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ㆍ엔 환율도 100엔당 8.64원 오른 1,584.47원을 기록,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8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주가와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북한의 개성관광 중단 소식,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점도 장 후반 급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건설업 부실에 따른 신용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이달 수출입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율이 이미 높은 수준인데도 상승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도 1,200원 밑으로 내려가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는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970선에 턱걸이했다. 코스피지수는 33.59포인트(3.35%) 하락한 970.14, 코스닥지수는 5.62포인트(1.94%) 내린 284.50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건설업체들의 대주단 가입이 지연되면서 건설주와 은행주가 함께 급락했다. 푸르덴셜의 이영원 투자전략실장은 "정부의 정책대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내 신용 관련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면서 증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좋은 소식'은 없었다. 한국은행이 5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지난주보다 0.07%포인트 오른 5.06, 5년물도 0.07%포인트 오른 5.21로 마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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