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부사장을 지내다 은퇴한 서재경(62)씨에게는 지난 3년간 '주말'이 없었다. 2005년 지방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만든 '영리더스아카데미' 운영이 그를 눈 코 뜰 새 없게 했다. 1998년 현역에서 물러난 서씨가 인생 후반전을 취업 도우미로 나서게 된 것은 학벌과 경제적 여건 등으로 취업시장에서 소외된 지방 대학생들이 현역 시절 자신의 경험을 활용토록 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학생 모집도 어려웠지만 저의 작은 노력으로 학생들이 발전하는 모습에 힘을 얻게 되면서 작은 텃밭에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계속 이어갈 수 있었죠".
은퇴 후 충분히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던 서씨가 사회공헌 활동을 4년째 계속해온 이유다. 서울경제신문 기자, 대우그룹 중남미본부장 기획조정실 이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보좌역, 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이러한 경험을 전수받아 취업에 성공한 대학생들은 현재 30여명 정도다.
무료로 운영되는 '영리더스아카데미'는 서씨가 2005년 전남대 강의실을 빌려 첫 발을 뗀 뒤 현재 서울ㆍ대구(2006년) 제주(2007년) 등 전국 각지에서 지방 대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어느덧 강사진도 언론인을 비롯, 전현직 시니어 10여명으로 늘었다. 아카데미는 기업 실무는 물론 동서양 고전 토론 120시간, 봉사활동 200시간을 포함해 1년 과정으로 운영된다.
서씨는 이 같은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을 인정 받아 25일 희망제작소의 제1회 '해피시니어 어워즈' 희망씨앗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해피시니어 어워즈'는 자신의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전문직 퇴직자를 선정해 희망제작소가 수여하는 상이다. 서병수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장(62ㆍ전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 송래형(66ㆍ전 동화국제상사 총무관리이사) 씨도 이번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희망제작소는 국내 최초의 전문직 퇴직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행복설계 아카데미' 수료자 187명 중 49%가 대안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비영리단체에서 대표,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은퇴 이후 상실감도 극복하고 평생 가꾼 경험과 지혜로 우리 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프로그램"이라고 자평한 뒤 "내년에는 은퇴자 스스로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꾸려 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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