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으로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 됐다. 이럴 때는 누구나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공짜'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대다수 직장인들에게 요즘 컴퓨터(PC)는 필수품이다. 그 중에서도 문서 작업은 기본 중의 기본. 주위에서 혹 '컴맹'이라고 놀려도 이 글만 잘 읽으면 조금 튈 수가 있다.
문서의 글을 보기 좋게 해주는 이른바 '글꼴'을 아는가. 다른 말로는 '서체'나 '폰트'라고 부르는데 요새 공짜 폰트 구하기가 무척 쉬운 세상이 됐다. 회사나 기관들이 개성 넘치는 폰트를 개발해 무료 배포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회사 마케팅이나 한글 사랑 등 배포 이유도 무척 다양하다.
디자인이 예쁜 폰트는 이전까지는 비싼 돈을 주고서야 구입할 수 있는 탓에 전문 디자이너들이나 마음껏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공짜 글꼴이 올해 잇따라 등장하면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에서 언제든지 다운로드 받아 쓸 수 있다. 모르면 그 만큼 손해인 셈이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선보인 '나눔 글꼴'과 '다음체'. 나눔 글꼴은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린 나눔 고딕과 나눔 명조 2종이, 다음체는 부드러운 곡선의 멋을 강조한 일반체와 볼드체 2종이 공개돼 있다. '설록 한라' 녹차로 유명한 아모레퍼시픽이 홍익대 안상수 교수와 함께 개발한 '아리따체'도 최근 사내 전용 서체와 문화재 안내판 글씨로만 활용되다, 얼마 전 4종의 글꼴이 일반인에게 무료 배포됐다.
이 회사 홈페이지(www.amorepacific.co.kr)에서 다운로드를 받으면 된다. SK텔레콤과 옥션도 연말께 자사 기업 브랜드를 살린 글꼴을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도시 정체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명조 계열인 '서울한강체' 2종과 고딕 계열인'서울남산체' 4종, 세로쓰기체 1종 등 7종을 개발, 배포하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중에 최초로 성동구도 최근 명조와 고딕 계열의 '성동체'를 만들어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가독성과 심미성을 모두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들 글꼴은 실제 구 직원들 사이에서 미리 사용돼 인기가 높았다. 상사와 애인에게 어필하고 싶다면 이제는 밋밋한 문서에 무료 글꼴을 적절히 활용해 한껏 멋을 내보자.
김종래 IT칼럼니스트 jongra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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