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GP(전방초소) 수류탄 폭발 사고를 수사 중인 육군은 24일 수류탄이 내무실 출입문 바로 안쪽에서 폭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가, 어떤 이유로 수류탄을 반입해 터뜨렸는지에 관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군 관계자는 "폭발한 KG14 세열수류탄은 GP 내무실 출입문을 열었을 때 바로 오른쪽 침상의 아래쪽 부근에서 터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반대편인 출입문 왼쪽 침상에 누워 있던 5명의 병사가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부상 병사들의 반대편 침상에는 빨래 건조대 3개가 세워져 있을 뿐 잠을 잔 병사가 없어 피해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고 조사의 핵심인 수류탄 반입 및 폭발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가 뚜렷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폭발한 수류탄이 중상을 입은 이모(21) 이병의 탄통에서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누가 이 이병의 탄통에서 수류탄을 꺼내 갔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GP에서는 수류탄이 든 탄통에 부대원의 이름표를 붙여놓고 있기 때문에 수류탄이 누구의 탄통에서 나왔는지 알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탄통이 바뀌었을 가능성, 누군가 몰래 탄통에서 수류탄을 빼 갔을 가능성 등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고 조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이 이병은 중상을 입어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경상을 입은 4명의 병사와 나머지 부대원들은 "잠을 자고 있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고 당시 해당 GP는 경계 초소를 축소 운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은 "사고 당일 GP장(소대장) 판단 하에 경계 초소를 3개에서 1개로 축소 운용했다"며 "이는 최근의 GP 시설 개선공사로 인한 소대원들의 피로도를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소대원 운용 변경 시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어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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