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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흑인 여성'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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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흑인 여성' 파워

입력
2008.11.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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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차기 정부의 고위직에 흑인 여성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24일 변호사 출신의 멜로디 반즈를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에, 시카고 출신 사업가 데지레 로저스를 대통령 특보 겸 백악관 의전비서관에 내정했다. 의전비서관에 흑인 여성이 내정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주에는 역시 시카고 출신 사업가인 발레리 재럿이 백악관 선임고문에 내정돼 백악관 내 흑인 여성들이 강력한 파워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진보센터(CAP)의 정책담당 부소장을 맡아온 반즈는 1995~2003년 상원 법사위에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수석법률고문을 지냈고 오바마의 대선 캠프에서는 국내정책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다. 여성과 인권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고 법률적 지식도 해박해 교육, 이민, 형사정책, 의료보험 등에서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 브레인으로서의 자질 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와의 네트워킹 등에도 수완을 발휘해 정책조율 능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로저스는 '시카고 사단'의 대표적인 여성 주자다. 오바마 부부와 친분이 깊고 재럿 선임고문 내정자와도 가까운 친구 사이다. 14일 시카고 골드코스트의 고층 콘도미니엄에서 그가 주최한 재럿의 생일 파티에 오바마 부부가 참석했을 정도다. 하버드 MBA 출신으로 시카고의 알스테이트파이낸셜에서 사회 네트워킹 담당 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시카고 비즈니스의 주목해야 할 여성 25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의전담당 비서관은 직책이 시사하는 것보다 영향력이 더 크고 대통령과도 매우 밀접한 자리"라고 소개했다.

자리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중용 가능성이 큰 흑인 여성은 이들 말고도 여럿 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를 지냈고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 보좌역을 한 수전 라이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나 대사 등 고위직 진출이 유력시되고 있다. 오바마의 하버드대 친구이자 인수위 법률고문을 맡고 있는 카산드라 버츠 CAP 부소장 역시 앞으로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들 흑인여성 그룹은 오바마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1960년대 민권운동의 대변혁을 체험하며 수혜를 입은 첫 세대로, 아이비리그나 유명 로스쿨 출신의 40, 50대가 주축이다. 이들은 내각이나 백악관에 흑인을 대거 중용한 클린턴 정부 시절 국정경험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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