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독일대사관이 한ㆍ독 수교 125주년을 맞아 100여년 전 조선의 모습을 담은 사진 125점을 전시하는 '한ㆍ독 수교 125주년 기념 사진전'을 27일부터 12월 7일까지 덕수궁 석조전에서 연다.
이 사진들은 사진연구가인 정성길(77)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이 소장해온 것으로, 그 중 80여점이 구한말 한국을 다녀갔던 독일인들에 의해 촬영된 것이다.
전시작 가운데 땔감을 실은 마바리 두 필을 끌고 무악재를 넘는 짐꾼들의 사진(위 사진)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정 관장에 따르면 이 사진은 1903년 독일인 지질학자들이 무악재를 통해 신의주로 가면서 찍은 것이다. 산을 깎아 도로를 내기 전의 무악재와 그 너머 눈 덮인 인왕산에 서울성곽의 모습도 보인다.
덕수궁 대안문(大安門) 사진(가운데)은 1896년에 촬영된 것으로 신식 복장을 한 고종의 친위대, 당시 설치된 전신주 등이 보인다. 1897년 황제로 즉위한 고종은 대안문을 수리한 뒤 지금 남아있는 명칭인 대한문(大漢門)으로 이름을 바꿨다. 숭례문 사진(아래)은 1903년 촬영된 것으로 당시 전차 노선이 숭례문을 관통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정 관장은 "무악재 사진을 포함한 희귀 사진들은 구한말 조선에서 사업을 한 독일인 마이어의 막내딸에게서 1980년대에 구매하거나 기부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어는 1883년 인천 제물포에 조선 최초의 무역회사인 세창양행을 세운 인물이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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