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24일 방콕의 의사당을 봉쇄하는 등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AFP통신 등 외신은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이끄는 시위대가 이날 의사당을 둘러싸고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어 헌법 개정을 논의하려던 상ㆍ하 양원 연석회의가 무기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시위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10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찰은 1만8,000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PAD는 솜차이 웅사왓 총리의 퇴임과 개헌 저지 등을 위해 이날을 '마지막 결전'의 날로 정하고 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 의사당으로 통하는 길목을 차단하고 방콕 시내버스 4대를 탈취했으며 계획했던 의사당 점거가 실패한 뒤에는 재무부와 경찰청 청사 등의 점거를 시도했다.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정부가 임시청사로 사용하는 돈 므엉 옛 국제공항으로 몰려가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3시 40분 반정부 성향의 ASTV 방송 인근에서는 수류탄 4발이 폭발했으나 피해자는 없었다. 경찰은 이날 의사당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무장 경찰 2,000여명과 살수차 15대 등을 배치했으며 군부도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군병력을 투입했다.
의사당이 봉쇄되자 하원은 모든 의사일정을 무기 연기하고 PAD와 정부가 합의한 뒤 개헌을 논의하기 위한 상ㆍ하 양원 연석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차이 칩촛 하원의장은 이날 국회 라디오를 통해 "의원들이 의사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의회 개원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시위대를 향해 "국왕을 사랑한다면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호소했다.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페루 리마에 머물고 있던 솜차이 총리도 "PAD가 의사 일정을 방해하는 헌법 위반 행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사퇴는 여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PAD는 정부, 여당이 탁신 치나왓 전 총리의 사면과 정치적 부활을 위해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며 5월 26일부터 거리 시위를 하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내달 14일 정계 복귀를 발표한 뒤 귀국할 예정이어서 태국 정국이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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