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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북관계/ 일손 놓은 현대아산 '사업 존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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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북관계/ 일손 놓은 현대아산 '사업 존폐 기로'

입력
2008.11.2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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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막막합니다…명예회장님이나 몽헌 전회장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7월(11일) 금강산 관광에 이어 내달 1일부터 개성 관광까지 중단됨에 따라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이 10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1998년 6월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 떼 방북과 그 해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선 첫 출항으로 막이 오른 남북 간의 관광사업이 존폐 위기에 몰린 것이다.

현대아산은 24일 북측의 개성관광 중단 선언이 알려진 직후 조건식 사장을 비롯한 간부 전원이 모여 비상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남북 고위 당국자 간의 인식 차가 워낙 큰 상태라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의 가장 큰 걱정은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는 개성공단 사업에까지 불통이 튈 것인지 여부와 대북관광 사업 중단이 얼마나 장기화할 것인가에 쏠려 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최근 들어 남북 당국간의 인식의 차가 점점 커지고 있어 이런 사태(개성관광 중단)가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개성공단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도록 남북 양측 당국자들이 이제 서로 한발 양보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성공단은 1단계 100만평에 대한 분양이 완료된 상태로, 이미 88개 남측 업체가 입주해 공산품을 생산하고 있다. 2005년 1월부터 올 9월까지의 총생산액은 4억5,990만달러에 이른다.

이번 개성관광 중단조치로 남북 간의 관광사업은 전면 할 수 없게 됐지만 현대아산 측은 "대북 관광사업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현대아산 한 간부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직원 20% 재택근무, 임원 급여 20% 삭감, 간부 연말 상의금 미지급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취하고 있는 상태"라며 "상황은 어렵지만 정 명예회장과 몽헌 전 회장의 유업인 만큼 결코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개성관광 중단이 현대아산에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주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개성관광 사업은 23일 현재 총 10만9,540명의 관광객 유치실적을 올렸는데 최근에는 환율이 급등해 사실상 적자상태에 있었다. 개성관광이 대북 관광사업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이 더 강했지 남는 장사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조건식 사장은 "현대아산은 최근 건설 부문에 대한 매출 비중을 계속 늘리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까지 할 상황은 아니다"며 "하지만 금강산과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협력업체들은 큰 타격이 불가피해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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